시인 안녕, ‘불청객’으로 서울문학 신인상
“기쁘죠. 하지만 이제 저 혼자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작품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들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개인시집을 출간하는 날까지 차곡차곡 공부하려고요.”
시 <불청객> 으로 계간지 ‘서울문학’에서 신인상을 꿰찬 안녕(45ㆍ수원시 팔달구 매탄동ㆍ사진)씨의 소감이다. 그는 수 년간 학습지 교사를 하며 틈틈이 시작(詩作)에 매달려 이 같은 쾌거를 이뤘다. 불청객>
앞서 동인지를 통해 작품을 발표했지만 수상은 처음이다. 소감은 담담하다. ‘선배’ 시인인 친정 엄마의 뒤를 잇게 돼 기쁜 만큼 ‘제대로 써야한다’는 사명감의 무게도 크기 때문이다.
안 시인에게 수상의 영예와 문인으로서의 부담을 동시에 안긴 작품은 새치를 염색하면서 겪은 감정을 유쾌하고 편안한 시어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측은지심에 /올 때마다 새 옷 입힌지 수 년/이제 정 들때도 되었으련만/아직은 곁에 두고 싶지 않기에/오늘도 새 옷을 입혀 보낸다//언젠가는/원초적 모습 그대로의 이 놈들마저/온 가슴으로 품어야 할/그 날을 기다리며//“소이야 엄마 염색약 좀 발라 줘”」 - <불청객> 中 불청객>
삶의 단편을 이 시대 중년층의 보편적인 감정으로 풀어내 독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일상에서 소재를 길어올린 작가적 시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심사위원단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절제된 언어로 내면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시처럼 아름다운 세상, 진심이 통하는 세상을 꿈꾼다”는 안녕 시인이 창조할 시 세계가 기대된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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