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노동청 또 ‘생색용 행사’ 구직자들 실망… 발길 돌려

[현장&] 외화내빈 ‘청년 일자리 한마당’

▲ 2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 인천 청년 일자리 한마당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줄지어 현장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장용준기자

중부지방고용노동청(노동청)의 허울뿐인 구인·구직 관련 행사가 계속돼 취업생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9일 노동청 등에 따르면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지역 내 20~30대 청년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고 기업의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한 ‘2015 인천 청년 일자리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75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참여한 D, H 대기업은 채용계획이 없는데도 노동청의 부탁에 못 이겨 억지로 참여한 뒤 기업 홍보만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채용계획이 있는 중소기업도 대부분 구직자가 기피하는 제조 및 영업직만 뽑아 형식적인 행사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D 기업 관계자는 “이날 취업설명회 프로그램에 참여는 했지만, 현장 채용 등은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참여할 계획이 없었는데, (노동청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참여했을 뿐이다. 다만 상시 채용은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홍보차원에서 설명회를 했다”고 털어놨다.

행사에 참여한 기업의 근로자 모집 분야는 제조분야 40%, 영업·고객상담 분야 37% 등인데 반해 구직자는 사무직이나 전문직을 원하고 있어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제조·영업직은 업종 특성상 저임금과 감정노동 등에 시달려야 하기에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직종이다.

게다가 나머지 일자리는 단순노무와 생산조립·검사 등의 직종인데다, 임금도 월 200만 원 이하의 저임금 업체가 대다수 참여하면서 구직자들의 실망이 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A씨(29)는 “계속 취업이 되지 않아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행사장을 찾았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며 “적성검사 등 부대행사만 도움이 됐을 뿐 취업하고 싶은 업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행사엔 참여기업 절반이 직원 수 300명 이상인 우량기업인데다, 구직자도 4천여 명이 몰려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평가된다”면서 “인천기업 위주로 하다 보니 제조 직종이 많았고, 대기업의 참여로 구직자들이 전체적인 채용 트렌드를 익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인천고용센터에서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도 일부 업체가 최저임금(5천580원)을 제시하거나 최저임금보다 120원 많게 임금을 제시한 업체는 2교대를 요구하는 등 구직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행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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