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겨냥해 중국산 저가 카네이션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저가 카네이션은 국내산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어버이날 등 뜻깊은 날을 중국산으로 물들이는 동시에 국내 화훼시장 전반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과천화훼단지와 화훼 수입업체, 재배농가 등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중국산 적색 카네이션 한단(20본)은 4천300원~4천800원선으로 인천 등 항만 근처에서 관세청의 신고를 거쳐 중국산(쿤밍산) 카네이션을 수입하는 오프라인 업체의 도매가격(5천~5천500원선)보다 15% 가량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A수입 화훼전문업체 관계자는 “기존의 중국산 카네이션은 국내산과 비교해 품질이 차이나도 가격 경쟁력이 커 국산 카네이션 가격이 오르거나 출하량이 적을 때 수입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수입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는 온라인상의 카네이션 판매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정상적인 유통 절차를 거쳐 중국산 물량을 수입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천화훼단지에서 거래되는 국내산 카네이션은 이날 7천~8천원선(도매가격)에 거래돼 이들 저가 카네이션과 두배 가까운 가격차이를 보이면서 사실상 가격 경쟁력을 상실, 다가오는 성수기에 재고물량으로 잡히거나 이벤트 행사날에 임박해 할인 판매되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화훼업체들은 걱정했다.
이처럼 저가인 중국산 카네이션 유통이 증가하면서 국산 카네이션이 해마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가정의 달 수요가 시작되는 지난달 21~30일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유통(판매)물량은 3만5천단으로 2013년 6만4천138단, 세월호 사고 이후인 지난해 5만8천247단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중국산 카네이션은 2011년 30만단에서 지난해 45만단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카네이션 유통량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청의 신고를 거치지 않는 온라인 물량까지 더해지면 중국산 카네이션의 국내 시장 잠식율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국내산 카네이션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화원에서의 예약주문이 크게 줄어 중도매인들이 매입을 꺼려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산 카네이션이 온라인을 통해 대량 유통되면서 국산 카네이션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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