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옥상서 ‘무더기 유골’... 박스 속 20여구 발견 신고

지난 9일 오후 4시께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한 빌라 옥상 창고에서 집을 수리하던 근로자가 유골 20여 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골은 라면박스 20개에 1∼3구씩 나눠 담겨 있었으며 상자 겉면에는 ‘충청’, ‘강원’, ‘경기’ 등 유골 채취 장소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해당 빌라 건물주로부터 “이들 상자는 1년 전 월세를 내지 않고 잠적한 세입자 A 씨의 짐으로 옥상 창고에 보관해온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A씨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유골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충남 당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A씨는 경찰과의 통화에서 “인천의 한 업체에서 무연고 유골 처리업무를 해오다가 업체가 부도나 빌라에 임시로 유골을 보관했던 것”이라며 “화장과 납골당 안치에 필요한 비용이 마련되는 대로 유골을 처리할 계획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경제사정이 어려워 인천에서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빌라에 보관했던 유골을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유골을 장기간 처리하지 못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주민이 불안해하는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이른 시일 안에 유골을 봉안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민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