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자체 브랜드상품 판매↑ 불황 속 ‘효자’

제조사와 함께 기획·생산하는 자체브랜드(PB 또는 PL) 상품이 불황 속 유통업체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3일 대형 할인마트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1분기(1~3월) PB 상품의 매출(기존점 기준)은 무려 21%나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율(0.9%)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1~4월) 28.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25.6%)보다 약 3%p, 2011년(23.6%)과 비교하면 거의 5%p나 늘어났다. 상품군별 PB 비중은 ▲신선식품 64% ▲가공식품 9.6% ▲일반생필품 13.2% 등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1분기 전체 매출(기존점 기준)은 1.1%에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PL 상품의 성장률은 15.4%에 달했다.

지난해 출시된 ‘이마트 홍삼정’은 올해 1분기에도 전체 이마트 홍삼정 매출의 90%이상을 휩쓸었고, ‘이마트 러빙홈 LED전구’도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전구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마트 식품 PL 브랜드 ‘피코크’의 간편가정식도 1분기 매출 증가율이 무려 55.7%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마트 내부적으로도 “13분기만에 플러스(+) 분기 성장률(전년 동기대비)을 기록한 것은 PL상품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 시리즈 PB 상품들도 잇따라 ‘히트’하고 있다. 2013년 5월 선보인 통큰 초코파이의 판매량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3배에 이르고, 레고 등 수입 장난감 블록에 대항해 작년말 내놓은 ‘통큰 블럭 무적함대’도 출시 한 달여만에 3천개가 넘게 팔렸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도 통큰 프리미엄 비타민, 통큰 프리미엄 10억 유산균, 통큰 프리미엄 오메가-3, 통큰 홍삼점 등의 판매량이 일반 브랜드 1위 제품의 평균 1.5~2배에 이를 정도다.

PB가 ‘불황 속 버팀목’이 되는 현상은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CU의 PB상품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2013년 7.6%, 2014년 9.1%를 거쳐 올해 1분기에 22.8%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PB상품 매출 비중도 34.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27.9%)과 비교해 불과 3년여만에 7%p 가까이 뛴 것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0월 지역 맛집과 함께 선보인 ‘교동짬뽕’은 출시 6개월여 만에 170만개이상 팔리며 ‘삼양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컵라면 매출 1위에 올라있고, 같은해 11월 출시한 ‘초코는새우편’도 농심 새우깡을 앞지른 뒤 스낵류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유통업체들은 급증하는 PB 제품 수요를 반영, 앞으로 PB 전체 규모와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PB 품목과 수량을 계속 늘릴 것”이라며 “PB 제조회사의 90% 이상이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PB 상품 확대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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