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홍배 著, 매 페이지 글·사진 수록 벌교·나주·송정·일산역 등 15곳 독자들의 감정·추억 여행 도움
점차 사라져가는 전국의 간이역에 서서 흘러간 것들을 추억한다.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쫓는 건 아니다. 흐릿하게 남아 있는 소소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뿐이다.
2008년 퇴직하기 전까지 30여 년을 초등학교 교사로 살아온 배홍배가 쓴 산문집 <풍경과 간이역> 의 이야기다. 기차를 타고, 간이역을 여행하면서 쓴 글이지만 경험담이나 여행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공간에서 느낀 순간의 감정을 담아냈다. 그에게 있어서 기차와 간이역은 옛 추억으로 여행하는 하나의 관문이다. 풍경과>
저자가 본격 글의 세계로 발을 들인 건 불혹을 맞은 1993년이다. 처음 주목한 장르는 시였다. 그해 한 출판사에서 일반 독자들의 글을 책으로 내는 이벤트에 당선되면서 시집 <혼자가고 싶은 곳> 을 내게 됐다. 저자는 2000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한 이후에도 시집 <단단한 새> , <바람의 색깔> 을 내는 등 시인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바람의> 단단한> 혼자가고>
그러던 그가 산문 장르로 영역을 넓힌 건 지난 2003년 한 잡지에 글을 연재하게 되면서다.
평소 추억 속 공간으로 생각해왔던 기차와 간이역에 주목했다. 정해놓고 움직이기보다는 무작정 기차를 타고, 아무데나 내리면서 수많은 간이역을 접했다. 그리고 그때 느낀 순간의 감정을 글에 담았다.
시와 산문의 경계가 불분명해 산문치고는 난해하다는 비판도 들어야 했지만 그는 순간의 감정을 기록하는 일을 2011년까지 이어갔다.
연재초기부터 2006년까지 연재한 글은 2006년에 산문집 <추억으로 가는 간이역> 에 담았고, 이번 산문집 <풍경과 간이역> 은 그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쓴 글을 모았다. 벌교역, 일산역, 송정역, 나주역 등 15곳의 간이역 풍경과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이 책 위에 펼쳐진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도 거의 매 페이지마다 배치해 옛 추억으로의 여행을 돕는다. 풍경과> 추억으로>
배홍배 저자는 “글을 통해 장면을 떠올리려 하지 말고, 흘러간 음악을 듣듯이 순간순간 떠오르는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값 1만5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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