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개념 친절한 설명·각주로 풀어내
현대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의 분할이다.
전선(line)을 기준으로 안(on)과 밖(off)으로 완벽히 구분돼 있다. 중심에는 컴퓨터가 있다. 컴퓨터의 발명과 IT 기술의 진보는 20세기 이후 인류문명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취로 평가된다.
컴퓨터가 바꿔놓은 일상은 그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컴퓨터과학이 여는 세계> (인사이트 刊)는 제목 그대로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어떤 알고리즘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는가를 공학자의 시선에서 서술한 책이다. 컴퓨터과학이>
책의 저자인 이광근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첫 장에서 “(소프트웨어라는 마음을 도구로 활용하게 되면서) 인간은 놀랍게 확장하고 있다”며 “지능이 확장하고 본능이 확장하고, 인간의 현실이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 있는 세상에서 한계 없는 무한한 상상의 도구인 컴퓨터를 통해 인간의 인지와 의식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PC시대를 열었고, 사이버 공간을 비약적으로 확대시켰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기반이 완성됐고,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기술 진화의 속도도 빨라 어제의 기술은, 그야말로 과거로 취급되는 정보통신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은 컴퓨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앨런 튜닝의 ‘튜링머신’부터 실현, 활용, 현재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기술발전의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짚어간다. 공학자의 책인 만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따라가기에 조금은 난해한 부분이 있다. 특히, 4장 ‘언어와 논리’ 페이지에는 프로그래밍을 위한 기본 개념 정리가 방정식화 돼 있어 특히 어렵다. 그렇다고 일반인의 접근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밝혔듯 교양서이자 입문서인 만큼 어려울 수 있는 개념들을 친절한 설명과 풍부한 각주로 풀어냈다. 때문에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에 지식을 쌓고자 하는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 기술 발전의 역사적 관점과 인문학적 의미가 녹아있어 변화하는 정보통신사회의 이면과 핵심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값 1만8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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