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직격탄’
미용실·실내놀이터 예약 취소사태
쇼핑몰 입점 식당들도 파리만 날려
“직원 월급도 못줄 판… 생계 위협”
매출폭락 ‘깊은 한숨’ 최악의 일주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평소 같으면 카페 및 패션거리, 다양한 먹거리촌이 함께 어우러져 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던 이의동 광교상가단지가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인적이 끊기며 마치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각 매장 점포 앞 도로까지 점령하던 차량들은 온데간데 없고, 거리를 지나는 가족 단위 및 연인 등의 인적도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곳에서 1년 전부터 미용실을 운영 중인 M씨(37)는 지난 일주일간 매출이 4분의 3까지 줄어들었다고 털어놨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수원지역 병원에 있다는 소문이 퍼진 지난달 말부터 수원은 물론 용인과 분당에서 오던 단골 손님들의 예약 전화와 직접 매장을 찾는 손님이 모두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M씨는 “우리처럼 거의 예약제로 운영하는 미용실들은 매출의 70% 정도가 인건비인데, 메르스 여파가 지속되면 직원들 월급도 주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은행에서 단기 대출이라도 받아서 인건비를 맞추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모래놀이 등 실내 놀이터도 타격을 받고 있다. 수원 화서동의 A모래놀이터는 지난 1일부터 이곳을 찾는 부모와 어린이가 사실상 없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고, 송죽동의 S놀이터와 영통동의 또다른 S놀이터도 주중에는 어린이집들의 단체예약이 전면 취소되고, 주말에는 일반 손님마저 발길을 끊어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숍도 메르스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30여곳의 카페가 운집해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인계동 카페거리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칫 호흡기를 통해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얘기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매출이 반토막 나는 가게들이 늘어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쇼핑몰에 입점한 식당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시민들이 인파가 북적이는 대형 공간에 나서는 것을 피하면서 음식점을 찾는 이들도 덩달아 급감,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보다 최대 70% 가량 매출이 줄어드는 매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롯데몰에서 돈가스 가게를 운영 중인 C씨는 “메르스 사태가 지속될 경우 직원들의 월급은 물론 가게를 열기 위해 은행에서 밀린 대출금은 어떻게 갚아야 할 지 정말 막막하다”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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