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커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중국 증시 급락 등의 여파로 ‘패닉’에 빠졌다.
7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22.37p(2.97%) 내린 729.64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13일 3.89% 급락한 이후 하락률이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에도 2%대 급락했다.
이날 증시는 대내외 악재로 변동성이 커진 탓에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1.74% 오른 765.12로 개장, 그리스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오전 10시께부터 가파르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만회하던 지수는 오후 들어 기관의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한때 3.96% 내린 722.21까지 떨어졌다.
기관이 1천18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117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개인은 1천2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제약업종이 8.17% 폭락했고 운송장비·부품(-6.53%), 의료·정밀기기(-6.13%), 섬유·의류(-5.81%) 등도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 급락으로 시가총액은 2거래일 동안 10조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 3일 209조원까지 늘었던 시가총액은 198억원으로 줄어 11거래일 만에 2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중국 증시 급락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부양책에도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6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세를 이어갔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등으로 기업 실적 악화 전망도 부정적이다.
코스피도 사흘째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13.64p(0.66%) 내린 2,040.29로 마감했다. 전날 급락한 코스피는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며 한때 2,070선에 다가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장중 2,03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약세를 이어가다 막판 낙폭을 다소 줄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천482억원, 1천68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개인은 2천4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13.16%)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화학(-3.27%), 서비스(-2.74%), 유통(-1.36%)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의 급락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발생했다”며 “여기에 실적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그동안 큰 폭으로 오른 화장품과 제약 등 성장주들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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