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대의 전신은 수원간호고등학교다. 1969년 1월 설립됐다. 이후 1979년 수원간호전문대학으로 개편됐다. 수원여자전문대학(1990년), 수원여자대학(1998년)으로 교명이 바뀌었다. 지금의 수원여자대학교는 2011년부터의 명칭이다. 올해부터는 간호과가 4년제 학사학위 과정으로 개편됐다. 교육부로부터 교원ㆍ교수 확보 현황, 교육과정 운영계획 등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얻어낸 결과다. ▶위상이 커진 만큼 학과도 다양하다. 간호학부, 보건식품학부, 사회 실무학부, 예술학부가 있다. 간호대학의 범위를 넘어 종합대학으로서의 외관을 갖춰가는 중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수상ㆍ선정의 영예도 얻었다. 2014년에는 교육부가 선정하는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 포함됐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이 주관한 ‘2014년도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 인증서도 받았다. ▶이런 수원여대가 느닷없이 인터넷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연관 검색어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수원여대생 부검’, ‘수원여대생 납치’, ‘수원여대생 실종’…. 누가 보더라도 ‘수원여대생이 납치되고 실종되고 부검됐다’로 해석된다. 이 검색어의 출발은 수원역에서 발생한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이다. 피해자는 수원지역의 한 대학교 학생이다. 수원여대 학생은 아니다. 그런데도 검색어에는 ‘수원여대’가 사건의 중심으로 등장한다. 언론이 이번 사건을 ‘수원여대생 살해 사건’이라고 명명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2003년 개봉해 500만이 넘는 관객을 들였다. 1980년대 후반 경기도 한 지역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을 각색한 영화다. 영화사는 돈을 벌었고 등장하는 실존 인물 몇몇은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민이 받은 고통은 컸다. 지역 내 촬영을 금하고 지역명 표기를 안 한다는 조건으로 만들었지만, 결국엔 ‘○○ 연쇄살인 사건’이 다시 부각되는 피해를 봤다. 이때의 ‘○○연쇄살인 사건’ 역시 언론이 만든 이름이다. 영화 속 ‘박 기자’의 실제 인물이 최초 명명자라는 설도 있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 앞에 지역명을 붙이는 언론의 관행. 특정(特定)하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남발된다. 이 때문에 특정 단체나 지역이 받는 피해는 크다. 수원지역 전통의 수원여대. 끝없는 투자로 발전을 거듭하는 수원여대. 이런 수원여대가 하루아침에 참혹한 살인 사건의 연관 검색어로 도배되고 있다. 학교, 재학생, 학부모 모두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가해자는 이번 사건을 ‘수원여대생 실종 피살사건’이라고 써대는 언론이다.
김종구 논설실장/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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