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 기간 동안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은 하루 평균 2.9시간의 사교육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른 방학 사교육 비용은 39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665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사교육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7%가 ‘여름방학에 사교육을 시킬 계획’이라고 답했다. 주로 계획하고 있는 과목(복수응답)은 영어(77.4%)가 제일 많았고, 예체능(58.3%)과 수학(49.1%)이 뒤를 이었다. 국어(15.7%), 사회ㆍ과학(14.9%)을 계획하고 있다는 대답도 있었다. 늘어나는 사교육 시간과 비용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89.1%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사교육 시장 규모가 올해 국가예산(375조4천억원)의 8.8% 수준인 33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연간 총 사교육비가 32조9천억원에 달하고 계속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공교육 재정투입 규모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70% 수준인 반면, 사교육비 규모는 OECD 평균의 3배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회ㆍ경제적 문제로 확대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청난 비용으로 굴러가는 사교육 시장은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가계지출로 ‘실버푸어(빈곤한 노년층)’를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공교육 황폐화가 바로 잡히지 않으면 중산층의 몰락도 멀지 않아 보인다. 억대 연봉자도 버겁다는 사교육비다. 이는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세월호 참사,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예외인 업종 중 하나가 사교육이다. 사교육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여전히 교육이 출세의 지름길이며, 이를 위해 부모가 목숨을 거는 문화 탓이다. 교육을 유일한 신분 상승의 사다리로 여기기 때문이다.
반면 과도한 사교육비 탓에 5060세대는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공교육을 정상화 시켜 사교육비를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 이는 중산층을 살리고 노년층도 살리는 대안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