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긴 믿을맨 ‘불펜 6승’ 롱릴리프 조무근

선발 붕괴땐 4~5이닝도 책임 평균자책점 1.90… 만점활약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는 선발이 강한 팀이 유리하다. 144경기를 치르려면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만약 선발이 조기에 무너진다면 불펜 요원이 뒤를 책임져야 한다. 이처럼 선발이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을 때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할 투수를 ‘롱 릴리프’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패전 처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였지만, 최근에는 필요성과 기여도를 인정받고 있다. 짧게는 2이닝, 길게는 4~5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투수가 기용된다. kt wiz에는 조무근(24)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선발진이 불안한 kt는 외국인 선수 크리스 옥스프링(38)과 저스틴 저마노(33)가 ‘원투 펀치’로 자리하고 있지만, 토종 선수들의 존재감이 떨어진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왼손 투수 정대현(24)이 선전해줬으나, 7월부터 1승2패 평균자책점 8.65로 부진하다. 지난 1일 수원 롯데전에서도 정대현은 선발로 나섰지만, 2.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흔들린 마운드를 조무근이 지켰다. 3회부터 등판한 그는 3.2이닝을 삼진 5개를 솎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시즌 6승을 따냈다.

특히, 120㎞대 중반의 종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떨어지면서 롯데 타선의 헛방망이질을 연신 유도해냈다. 이효봉 Sky Sports 해설위원은 “조무근의 슬라이더는 떨어지는 각이 크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서는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시즌 프로 데뷔한 조무근은 키 198㎝, 몸무게 114㎏의 거인이다. 상원고 졸업 후엔 불러주는 프로 구단이 없어 성균관대에 진학했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선 2차 6라운드에서 kt의 지명을 받았다. kt 유니폼을 입고 난 뒤 원조 장신 투수로 이름을 날린 정명원(키 188㎝) 투수 코치의 조련을 받고 달라졌다.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하면서 팀의 허리를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믿을맨’으로 거듭난 조무근은 “시즌 초반보다 등판 간격이 좁아졌지만,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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