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악취 이유있었네'…오폐수 불법 배출 대거 적발

비료로 위장·물 섞어 찔끔찔끔 방류 등 '버리기 백태'

가축분뇨와 오·폐수, 폐기물을 하천과 농지, 계곡 등에 몰래 버려온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다.

정부 지원금을 받고 가축분뇨로 퇴비와 액비(액체비료)를 만들어 농가에 다시 공급하는 '자원화시설' 업체도 포함됐다. 앞에선 지원금을 받고 뒤로는 오폐수를 불법 배출해온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7∼31일 전국의 가축분뇨 및 오폐수 배출시설 95곳을 대상으로 특별 단속한 결과, 19개 업체에서 20건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환경부는 20건 중 5건은 검찰에 고발하고, 15건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적발 업종은 경기, 전남, 전북, 충남, 경북 등지의 분뇨 처리 및 재활용 업체, 음식점, 골프장, 휴게소, 리조트, 제조업체, 건설업체 등으로 다양했다.

경기 여주시의 여주한돈영농조합법인은 가축분뇨 액비자원화시설 개선사업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찌꺼기(슬러지) 약 1천592t을 여주시 북내면 농토에 그냥 버렸다.

기간은 올해 4월 16일부터 5월 2일로, 불법 살포는 2주 남짓 이어졌다.

이 조합은 공사 시공업체로부터 6천만원을 받고 슬러지를 농토에 불법 살포해놓고도 여주시에는 액비를 뿌렸다고 허위 보고하고 살포지원금을 청구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액비 살포지원금은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지원금이다. 액비 처리시설 운영자가 액비를 뿌린 지역 면적에 따라 지자체에서 일정금액(25만원/1㏊)을 받는 제도다.

이렇게 뿌려진 슬러지는 팔당 상수원으로 유입됐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여주시도 영농조합과 시공업체인 세동건설에 대한 '부실 감독'이 드러났다. 환경부는 경기도 감사실에 이를 통보하고 관련자 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경북 칠곡군에 있는 골프장 운영업체인 ㈜씨제이파라다이스는 식당, 목욕탕 등에서 발생한 오수를 무단 배출하다가 적발됐다.

이 업체는 평소에는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하다가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집수조 상단에 수중모터와 호스를 달아 오수를 빼낸 뒤 인근 토지에 그냥 버렸다.

서해안고속도로 군산휴게소를 운영하는 태경산업은 식당, 화장실 등에서 발생한 오수에 물을 섞어 오염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하루 약 25∼30t씩 버리다가 적발됐다.

환경부 채수만 환경감시팀 과장은 "휴가 기간이 끝날 때까지 분뇨 및 오폐수 배출 취약지역에서 특별단속을 하는 등 수질오염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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