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그리운 가족 찾아가는 감동의 여정

다섯살때 인도 기차역서 길 잃은 소년 25년만에 친부모와 재회하는 실화 담아 
니콜 키드먼 주연으로 영화도 제작 중

▲ 집으로 ♣♣인빅투스刊♣♣

“그들은 그곳에 없었다. 나는 25년 동안 오직 이 날을 꿈꾸며 살아왔다. 나는 지구를 반 바퀴 돈 것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가족 품에서 자랐다.

멀리 인도에 살고 있을 엄마와 형들, 그리고 여동생을 항상 그리워하며 자랐다. 이제 나는 여기에 와 있다. 인도 중부의 작고 칙칙한 빈민가, 다 쓰려져가는 집 모퉁이 근처 문 앞에 서 있다. 바로 어린 시절 내가 자랐던 곳이다.”

주인공 ‘사루 브리얼리’ 앞에는 문이 하나 있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25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나의 유년의 되찾고, 그리운 어머니와 형, 동생을 만날 수 있다. 두근거린다.

<집으로> (인빅투스 刊, 정형일 옮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인도의 한 빈민가에서 태어난 주인공 사루가 기차역에서 길을 잃은 뒤 스스로 고향집을 찾기까지 25년간의 여정을 그렸다. 때문에 작위적인 설정은 없다. 있는 그대로, 삶 그 자체의 역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루는 인도 버한퍼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마을에 가난한 집안 아들이다. 때문에 학교 교육이란 것은 받아본 일은 없다. 하루 일과는 기차역에서 구걸하는 것이 전부. 그러던 어느 날 사루는 미아가 된다.

우연히 올라탄 기차는 사루를 고향마을에서 1천680km 떨어진 콜카타 역에 떨군다. 다섯 살 소년이 돈 한 푼 없이 외딴 마을에서 지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수주 동안 이어진 콜카타에서의 생활은 참혹했다. 왜소한 체격의 소년은 수많은 거리의 폭력과 만난다. 배고픔과도 직면한다. 지옥 같은 삶이 계속되는 무렵, 고아원에 입소한다. 그리고 운명처럼 오스트레일리아의 양부모 ‘브리얼리 부부’를 만난다. 훌륭한 양부모의 헌신과 사랑으로 사루는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련해지는 기억은 가족에 대한 애착을 키웠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구글 어스로 인도의 위성사진을 뒤졌다. 고향마을의 정확한 지명을 알지 못해 인도 전역의 검색했다. 그리고는 익숙한 몇 가지를 찾아냈다. 낯익은 급수탑, 공원 분수대, 철도 밑 길과 기차역, 그가 살았던 집까지. 사루는 그렇게 고향마을로 향한다.

<집으로> 의 시점은 1인칭이다. 여정을 지나오는 동안 타자의 시선은 극히 제한적이다. 일기장 구성인 셈이다. 덕분에 독자는 사루에 여정에 직접적으로 동참하며 촘촘하게 배치된 그의 감정들과 조우한다. <집으로> 는 영화로도 제작된다. <라이온> 이라는 제목으로 니콜 키드먼과 데브 파텔, 루니 마라가 낙점됐다. 기대를 걸만 하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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