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종 준설토 매립지 골프장 계획 재검토하라

인천지역이 골프장 건설문제로 또 시끄럽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매립지)에 36홀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설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 등이 연안 생태계가 파괴되고 해양이 오염된다고 크게 반발, 현재 소송 계류 중인 계양산 골프장 건설문제에 이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민간 사업자 (주)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를 유치, 영종도 준설토 매립지 331만5천600여㎡에 테마형 휴양시설로 18홀 골프장 2개와 리조트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계양산 골프장 소송사건은 인천시가 지난 2012년 환경단체의 반대로 계양산 골프장 건설계획을 폐지하고 산림휴양공원 계획으로 변경하자 롯데그룹이 시를 대상으로 계획폐지 취소 소송을 제기, 1·2심에서 패소했으나 최근 대법에 상고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골프장 건설문제는 좁은 국토에 비해 지나치게 차지하는 그 면적과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부수되는 환경오염 등 두 가지 핵심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런데 ‘인천항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항만 재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는 골프장 건설에 부정적이다. 준설토 매립지에 분포한 개불알풀 등 양지성 초본식물과 칠면초·갯개미취 등 염생식물이 훼손될 걸로 예측했다.

또 골프장 건설을 위한 절·성토 등 부지 조성과정에서 생길 토사 유출로 해양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평가서는 특히 골프장 운영 때 맹독성 농약 사용량이 연간 1천172.9㎏, 비료 사용량은 4만650㎏에 달해 비올 때마다 비점 오염원이 해양으로 유입돼 해역 내 부영양화 현상을 초래,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가서는 또 환경오염 확산도 지적했다. 골프장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는 연료사용으로 연간 1만7천887t, 전력사용으로 4만5천421t 등이 배출될 걸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주)세계한상드림 측은 “골프장 부지 외의 지역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체계적인 생태녹지를 조성할 수 있게 공원 및 녹지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지역 골프장에서 보듯 사업자의 공해방지 다짐에도 불구하고 유사 민원이 계속 제기되는 게 현실이다.

이같이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의 항의와 반발이 그치지 않는 건 환경평가서의 지적처럼 골프장 건설이 가공할 환경파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환경권이 어느 기본권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골프장 건설의 필요성과 환경권을 견주어 조화하는 차원의 정책조정이 필요하다. 물론 지자체로선 세원확보를 위한 골프장 유치를 마다하기 어려울 거다. 하지만 환경파괴를 도외시한 골프장 건설은 어떤 명분으로도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