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본다. 황당한 소식이 많다. 어처구니없는 일도 나온다. 좋은 소식은 별로 없다. 뉴스란 것이 본디, 좋은 것보다 비판할 것에 집중하는 태생적 이유도 있겠지만, 세상. 참, 암울하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지옥불반도’라는 신조어도 떠돈다. 눈부신 경제성장에 문화적 진보를 이루었다고 자찬(自讚)하는 대한민국의 오늘이 왜 이토록 자조(自嘲)의 단어를 공유하고 있을 것일까.
<배제, 무시, 물화> (인물과사상 刊)는 한국사회에 드리운 절망의 시선을 제목 그대로, 배제와 무시, 물화의 세가지 프레임으로 분석한 책이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성에 관한 연구를 주로 수행했던 김원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썼다. 배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사회 수많은 갈등의 원인을 보편적 합의의 부재,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한 공통의 틀의 부재로 본다. 예컨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과 남녀갈등 문제는 분배 불평등을 주로 문제시하던 기존 시각으로는 결코 해소될 수 없다.
이 책 <배제, 무시, 물화> 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틀을 제시한다. 배제와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분배 문제, 사회적 무시와 모욕을 둘러싼 인정 문제, 인격 및 자유로운 삶과 관련되는 물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배제,>
사회철학자인 저자는 아도르노와 하버마스부터 악셀 호네트에 이르는 프랑크푸르트학파 비판이론가들과 논쟁하면서 분배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인정 문제와 삶의 문제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나아가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시장화 문제에 대한 비판적 진단뿐 아니라 이에 대한 실천적 대안까지 모색한다. 값 1만7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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