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안보관광객 전원 철수 조치
연천과 파주, 고양 등 민간인통제선(이하 민통선) 인근 주민들은 북한의 포격에도 큰 동요없이 신속하게 대피,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민통선내 연천군 횡산리 주민 30여명은 북한의 포격소식이 전해지자 태풍전망대 아래 대피소로 전원 신속하게 대피했다. 민통선 밖 삼곶리 주민 60여명도 중면사무소 대피소로 대피했으며 큰 동요는 없었다. 중면사무소는 지난해 10월10일 북한의 고사총 발사로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주민 불안은 더욱 가중됐으나 오히려 군과 중면사무소 통제에 일사불란하게 따랐다.
삼곶리 주민 P씨(68)는 “포탄 소리를 수차례 듣긴 했지만 평소와 다름 없는 군사훈련인 줄 알았다”며 “긴급 대피방송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북의 도발 소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인근 농지의 출입이 제한됨에 따라 농사일에 대해 걱정을 털어놓는 농민도 있었다. B씨(61)는 “삼곶리에서 벼와 콩, 오이, 고추 등의 농사를 짓고 있는데 포격 도발로 출입을 못하게 된 농지가 전체의 70%가 넘는다”며 “지금 농사일 걱정할 때가 아니긴 하지만 장기화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더 큰 사태로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50분께 긴급 대피령이 떨어진 파주 민통선내 통일촌마을, 대성동마을, 해마루촌 500여명의 주민들의 표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장단대피소 등 3개 대피소로 분산됐다. 김동구 대성동 마을이장은 “평소에도 북한군 태도가 돌출되는 등 비정상적이라 다소 불안하지만 파주시와 군의 보호아래 위기를 잘 넘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군 조치에 말맞춰 즉시 시청내 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이날 임진각을 찾은 안보관광객 2천500여명을 긴급 철수시켰다. 특히 이재홍 시장은 긴급 국장회의를 갖고 장단대피소 등으로 대피한 주민들의 안전 확보와 비상식량, 식수 등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지시하는 등 24시간 비상대기근무에 들어 갔다. 이 시장은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게 하는 등 안전이 시급하다”면서 “상황 종료시까지 전 직원들이 비상대기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지역 주민들도 불안감 속에서도 정부와 군 당국이 철저히 대응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씨(54)는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정부와 군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연천ㆍ파주ㆍ고양=
정대전ㆍ김요섭ㆍ김현수ㆍ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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