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엎친데 中 추락 덮쳐… 연일 ‘공포장세’

외국인 ‘셀 코리아’ 7천230억원 ‘매물폭탄’ 코스피 46.26p 폭락
남북대화 화해무드 ‘경협株’ 일제 반등…현대상선 상한가 ‘기염’

▲ 분주한 딜링룸 남북 간 군사긴장과 중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여 모니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 차례 출렁였던 국내 주식시장이 24일 중국발 증시폭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이어진 ‘살얼음판’ 증시 속에서도 남북경협 테마주는 남북대화의 기대감에 반등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6.26p (2.47%) 하락한 1천829.8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천800.75까지 추락하면서 1천8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자 외국인은 이날 7천230억원 어치의 매물 폭탄을 쏟아부으며 13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이어나갔다.

남북 고위급 대화 진행으로 장 초반 낙폭을 줄여나가던 코스피는 이 날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마자 곧바로 다시 낙하했다. 코스닥지수도 중국발 증시 폭락 악재에 610선까지 밀리며 크게 휘청거렸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날보다 10.07p(54.40%) 오른 28.58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32.73까지 치솟아, 지난 2011년 12월9일(31.07) 이후 3년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대형주들도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6% 넘게 하락해 103만3천원까지 밀렸고 현대차, 한국전력,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SK텔레콤 등 대표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내외 악재에 대한 위험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1천200원대를 돌파하며 달러당 1천199.0원에 마감했다. 5년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외환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남북경협 테마주들은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남북 대화가 이어지자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인 현대상선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전날보다 29.94%(1천500원) 급등한 6천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성공단에 생산시설을 갖춘 재영솔루텍도 가격제한폭(29.92%)까지 급등했으며, 로만손(5.77%), 좋은사람들(8.59%), 인디에프(4.57%) 등의 남북 경협주들이 상승했다.

금강산 골프 리조트 사업권을 가진 에머슨퍼시픽 7.10%, 대북 송전주로 꼽히는 전기기기 제조업체 이화전기 23.10%, 비료 생산 업체로 대북 지원 시 수혜가 기대되는 남해화학도 8.96%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전반에 공포심리가 확대돼 있는데다, 증시 상승 요인의 모멘텀이 부재하다고 진단한다. 증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5일 ‘국내외 증시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주식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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