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2차 접촉 합의문 도출 진통
北, 육해공 준전시상태 매뉴얼 적용
軍, 미군 최첨단 전략자산 배치 검토
북한 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하고자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사흘째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3시30분 2차 접촉이 재개됐으나 24일 밤 11시 현재 30시간이 지나도록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회담이 장기화하면서 통큰 합의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군은 잠수함과 특수전요원에 공기부양정 등 핵심 3대 침투전력을 전방에 배치했으며, 우리군은 이에 대응해 미군과 B-52 전력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을 협의 중이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무박 2일 협상을 벌였고, 23일 오후 3시30분 접촉을 재개해 이날 밤 11시 현재 30시간 이상 마라톤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남북은 북한의 DMZ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 혹은 유감 표명과 우리군이 북한의 지뢰도발을 계기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놓고 피 말리는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DMZ 내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우리군의 대북심리전 방송의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는 북측이 요구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에 대해 북측의 지뢰도발로 방송을 재개한 만큼 지뢰 도발에 대한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 이전에는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북 대표단은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데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의제인 DMZ 지뢰도발 사과와 확성기 방송 중단과 관련, 일부 진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밤샘 협상이 이틀 연속 진행되는 것으로 볼 때 합의문안을 놓고 조율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핵심 쟁점인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관련 유감 표현 수위를 놓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합의문안 도출은 양측이 초안을 제시하고 문안을 조율한 뒤 본국의 훈령을 받아 다시 조율하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정부 한 당국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양측의 인식차가 좁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대표단은 북한의 도발로 초래된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 상황 이외에도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등의 남북관계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제로는 우리 측에서 주장하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가 우선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남북 대표단이 극적으로 합의문을 마련하면 핵심 의제인 지뢰도발 사과와 확성기 방송 중단 외 이산가족 상봉 등의 남북관계 현안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관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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