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14일.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활기가 넘쳤다.
개장식을 겸해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가 열린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2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 만석을 기록했다. 현대 유니콘스가 머물던 8년동안 볼 수 없었던 구름 관중이었다.
당시 kt 관계자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개장 효과도 있고, 무료입장이란 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거예요. 정규 시즌이 개막된 이후를 지켜봐야죠.” 이 관계자는 심지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사전 조사를 해보니 수원은 유동인구가 많아 평일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결과가 나왔어요. 또 신생구단이다 보니 팬층이 얇아 원정 구단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올 시즌 목표 관중이 60만인데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니에요.”
실제로 케이티 위즈 파크는 정규 시즌이 시작된 이후 5월 중순까지 단 한 번도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 타 구단이 적어도 한 번씩은 만원을 찍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개막 11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는 등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기력이 팬들로부터 외면을 샀다. 모기업의 지원마저 원할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선은 더욱 싸늘해져 갔다. 5월 23일 한화전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기록했지만, 이 조차도 한화의 인기 덕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kt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팀 전력 보강에 나섰고, 선수단 스스로 ‘설령 패하더라도 패배주의에는 빠지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노력을 이어갔다. 특히, 지역 사회와의 교류 확대를 위해 야구장 내 매점을 수원 연고 사업자에게 우선 지정해주는 한편, 수원시의 각종 업체와 제휴 및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거대 통신 기업의 이미지에 걸맞게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활용해 팬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티켓 예매부터 발권까지, 또 구장 내 입점한 물품을 예약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레케이션 ‘위잽(Wizzap)’이 이 기술의 결정체다. 모기업도 이 같은 노력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지갑을 열였고, 사내 서포터즈 ‘빅또리더스’를 결성해 선수단을 응원·격려하는 것은 물론 매 경기 수훈선수를 선정해 상금을 전달했다.
선수단, 프런트, 모기업의 삼위일체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다시 불러모았다.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kt는 25일 현재까지 누적관중 52만1천91명을 기록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의 누적관중(50만6천553명)을 넘어선 수치다. 현 추세라면 올 시즌 목표로 했던 60만 관중 돌파도 유력하다. 또한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3년 세운 창단구단 한 시즌 최다관중(52만8천739명)도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는 팬이 있어 존재한다.’ 케이티 위즈 파크 내 선수 체력단련실에는 이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처럼 올 시즌 ‘막내구단’ kt는 팬들을 위한 행보를 걸어왔다. 조범현 kt 감독은 지금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말을 빼놓지 않는다. “끝까지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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