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하반기 채용 계획있다” 中企 33.8%보다도 낮은 기록
채용인원도 작년比 26.4% 급감
‘샌드위치 신세’ 정부정책 홀대
채용여력↓ 지원책 개선 시급
정부가 청년고용절벽 활성화 대책 발표 등 실업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중견기업의 올 하반기 채용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대비 중견기업의 신입직원 채용 규모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다. 3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국내 상장 872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반기 채용인원은 지난해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39.5%로 나타나 지난해(38.9%) 대비 소폭 상승했다.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은 39.6%였고, 채용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곳은 20.9%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견기업 채용의 급격한 하락이다.
중견기업 중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3.6%에 그쳤다. 이는 대기업(52.3%)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중소기업(33.8%) 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42.9%) 대비 9.3%p 줄어들어 두 자리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 계획이 지난해 대비 각각 1.0%p, 0.2%p 소폭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얼어붙은 중견기업 채용 시장은 신입 채용인원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대졸 신입 채용인원은 모두 2만536명으로 지난해(2만1천41명)보다 2.4% 줄었다.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 지난해 대비 채용인원이 26.4% 급감하며 전체 채용 인원 감소를 주도했다. 대기업은 0.5%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4.6% 감소했다.
이 같은 중견기업의 채용 급감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중견기업의 현실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정책에 맞춰 중견기업이 고용 창출에 적극 나서기에는 대기업에 비해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메르스 타격을 받았음에도 중소기업 대비 자금지원 등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중소기업청이 지난 6월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중견기업 지원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에 나섰으나 아직 진행 중인 상태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그동안 중견기업의 경영 악화에는 중소기업 지원, 중견기업 배제라는 이분법적 구조의 법령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개선하겠다고 밝힌 법령들이 중견기업 경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속한 개정작업 완료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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