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도래… 행복한 미래 위해 변화하고 소통하라”
한국교직원공제회(이사장 이규택)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교직원 복지기관으로 1971년 특별법으로 창립돼 올해 44주년을 맞은 교직원공제회는 설립 당시 7만명·자산 13억원에서 현재 회원수 72만명·자산은 26조원로 불어났다.
The-K손해보험, The-K예다함상조, The-K호텔앤리조트, The-K소피아그린 등 보험·상조·호텔·골프장 등 다양한 부문에 8개 산하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자산 규모로 치면 대기업 중 CJ(25조)·신세계(27조)와 맞먹는 수준이다.
총 자산이 2년 만에 3조6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말에는 교직원공제회와 72만 회원들의 오랜숙원이던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 시행과 관련한 세법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같은 놀라운 변화의 중심에 이규택 이사장(73)이 있다.
2013년 9월 취임 당시, 전직 4선 의원 출신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의 낙하산으로 곱지 않게 보던 시선이 있었으나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오히려 이 이사장의 정치적 경륜과 저력이 교직원공제회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이지만 지역(여주) 일각에서는 내년 4월 20대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한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이 이사장을 지난 1일 서울 63빌딩에 있는 이사장실에서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내년 총선 출마설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Q 2년간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무엇인지.
A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고령화 시대, 100세 시대로 간다’는 말이다.
교직원공제회가 10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어떻게 생활에 안정을 주고 혜택을 줄 것이며, 복지와 행복을 줄 것인지, 상품도 개발하고, 제도도 개혁하라는 것을 강조한다. ‘변화해라’라는 말도 때마다 한다. 오늘도 얘기 했다. 그 다음에 ‘소통’이다. 직장을 가정과 같이 출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어라.
가기싫은 회사가 아니라 의욕과 생활의 안정을 줄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하 간 동료 간 화합이 중요하다. ‘출자이익’도 강조한다. 기업의 가치는 이익에 있다. 돈을 벌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다. 이익을 내는 쪽으로 사업도 하고 구조조정도 하려고 한다.
Q 이사장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A 교직원공제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이었다. 우선, 자산운용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투자 인력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
기존 금융투자부, 대체투자부로 나뉘었던 2개 조직에 해외금융팀, 해외대체1·2팀으로 구성된 해외투자부를 추가 신설하면서 3개 조직으로 확대했다.
미래전략실에 투자심사팀을 신설해 리스크 관리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자산운용인력도 대폭 확충하고 공제회 역사상 처음으로 주식운용팀장과 해외대체투자팀장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외부인력의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내·외부인력이 협력해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투자를 하게 됐다.
Q 2년간 3조6천억원의 자산이 늘었는데 비결은.
A 지난해 3월 해외투자부를 신설하고 세부영역별로 팀을 구성해 투자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과 1조원 규모의 합작펀드를 설립하고, 미국 웰스파고 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투자선 확보의 다양화를 꾀하는 등 해외 우량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설 당시 3조2천억원에 불과했던 해외투자자산은 올해 8월 말 현재 두 배에 가까운 5조8천억원이 됐다.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프로세스 개선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결과 2013년 9월 말 취임 당시 4.6%에 불과하던 자산운용수익률은 2014년에는 5.0%를 달성했고 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는 자산운용수익률 약 5.2%, 당기순이익 915억원을 달성하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일은 무엇이었는지.
A 매 순간 순간이 감동이었고 의미 깊은 나날이었다. 그 중에서도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봉사 현장에서 더없는 감동과 행복을 느꼈던 것 같다.
교직원공제회는 상생경영을 매우 중요시하는 기업이다. 사내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참나눔 봉사단’을 두고 매년 연탄 나눔 봉사와 사랑의 김장 담그기, 1사1촌 농촌봉사활동 등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정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있다.
저 역시 가능한 많은 봉사 활동에 직접 참여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사랑과 희망 나누기(멘토링)’와 ‘조손가정 장례지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일본 위안부 문제와 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위독한 대한민국 지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처음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추진하기도 했다. 2주간 일정으로 10명의 교사들로 구성된 참나눔 해외봉사단을 베트남 현지에 파견해 교직원공제회의 지원으로 건립된 베트남 띵자 희망직업교육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 8월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경제 진작을 위해 서울, 경기 등 전국 7곳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참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의 ‘소욕다시(小慾多施)‘라는 말이 있다.
교직원공제회 또한 참된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 어려운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상생하는 문화를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
Q 20대 총선 출마설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데.
A 현직에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고민 중이다. 현재는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직에 충실하겠다. 연말에 가서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
Q 14대~17대 4선을 했다. 국회의원 시절 힘썼던 지역 역점사업은 무엇이었는지.
A 지하철이 가장 크다. 내년 7월 여주에 전철(성남~여주 복선전철)이 들어온다. 성남~광주~이천~여주를 잇는 엄청난 역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산~서울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맞먹는다고 할까. 1997년부터 18년 걸린 것이다.
예산도 1조9천억이 들어갔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에게 여주 전철을 직접요청 한 것 등) 뒷얘기가 많아 책으로 쓰면 아마 엄청난 분량이 될 것이다. 또 국회 교육위원장 등을 하면서 교육사업에도 역점을 뒀다. 각급 학교에 필요한 기숙사·대강당·체육관 등을 열심히 지어주었다.
Q 19대 국회를 어떻게 보는지, 후배 정치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정말 안타깝다. 여야가 너무 싸운다. 여당은 야당, 야당은 여당의 존재가치를 서로 인정해줘야 한다. 한마디만 하겠다. 2002년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원내총무를 할 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2월에(취임해) 출범했다. 그때 박희태 당 대표가 총리를 비롯한 인사청문회 할 때 뭐라고 얘기했냐하면 “신접살림(신혼생활) 6개월은 봐주는 거다”고 했다.
그래서 그 때 두 사람인가 한 사람만 낙마시키고 다 통과시켰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청와대로 당 대표와 원내총무를 초청해서 “고맙다”고 하며 식사를 같이 했다. 이런 멋있는 플레이가 있어야지. 19대 야당 봐라 박 대통령 취임하자 마자 계속… 여당은 또 야당의 비판에 대해 큰 통으로, 통큰 자세로 배려하고 받아줘야 한다.
야당을 너무 멸시하면 안된다. 야당 존재가치가 없으면 여당도 존재가치가 없는 거다. 참 답답하다. 제가 원내총무할 때 당시 여당 정균환 총무하고 낮에는 티격태격하지만 저녁에는 또 만나서 웃고 했다. 지금까지 만나고 있다. 그런 인간미, 훈훈한 인간관계가 있어야 한다. 마치 적을 보듯이 하면 안된다.
김재민기자
사진=전형민기자
profile
△여주 출신, 서울대 교육학과
△KBS 사업부장, 중앙일보·동양방송 문화사업부장
△민주화추진협의회 대외협력국장
△14대 국회의원(여주), 민주당 대변인
△15대 국회의원(여주), 한나라당 수석부총무
△16대 국회의원(여주), 국회 교육위원장, 한나라당 원내총무, 도당위원장
△17대 국회의원(이천·여주), 한나라당 최고위원
△서울종합예술대 석좌교수. 미래희망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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