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들 매출과 소득은 급증, 세금 제자리

최근 5년 사이 국내 재벌기업들의 매출과 소득은 급증한 반면 법인세 납부 수준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박원석 국회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상호출자기업집단 소속 법인의 법인세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은 매출 및 소득증가에도 불구, 법인세 부담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 분석 결과, 2009~2014년간 재벌기업들은 매출이 1천119조4천억원에서 1천689조원으로 569조6천억원, 소득금액은 74조 5천억원에서 96조4천억원으로 21조9억원 각각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산출세액은 17조 8천596억원에서 19조1천326억원으로 1조2천730억, 법인세 부담액은 14조1천623억원에서 14조1천810억원으로 187억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매출 50.9%, 소득 29.3% 각각 증가했지만 산출세액은 7.1%, 법인세 부담액은 고작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이나 소득 증가에 걸맞게 법인세 부담도 늘어나야 하지만 감세정책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인하되면서 법인세 산출세액 증가가 이에 훨씬 못미친 결과다. 이 기간 동안 공제감면액도 1억2천586억원이나 늘어나면서 법인세부담 제자리 걸음을 부채질 했다.

이런 가운데 재벌기업들이 실제 부담하는 법인세 실효세율도 상당부문 낮아졌다. 실효세율은 지난 2009년 19.84%에서 2014년에는 16.17%로 3.67% 낮아졌다. 이는 법인세 최고세율 3%p 인하 효과와 함께 공제감면혜택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기업수의 0.3%에 불과한 1천764개 재벌기업들은 매출 1천689조원, 소득 96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39.1%, 기업 전체 소득의 38.6%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반면, 법인세 공제감면혜택은 전체 8조7천400억원의 57%인 4조9천757억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매출이나 소득에 비해 20%p나 많은 혜택을 누린 재벌기업의 법인세 부담액은 매출 및 소득금액과 거의 비슷한 40% 수준을 보였다.

박원석 의원은 “현재 법인세 체계하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재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기업간 과세형평성을 위해 정부여당은 법인세는 털끝하나 건드릴 수 없다는 막무가내식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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