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패하도록 고의로 ‘에어볼’을 던지는 방식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현직 프로농구 선수와 이를 청탁한 현직 유도선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돈을 걸고 상습 도박 행위를 벌인 전ㆍ현직 스포츠 선수 24명도 무더기로 입건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지난 2월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팀을 패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에어볼’을 던지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농구선수 A씨(29)와 이를 청탁한 유도선수 B씨(28) 등 2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100만원을 베팅한 뒤 지난 2월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와 전자랜드 앨리펀츠와의 경기 도중 고의로 에어볼을 던지는 방식으로 팀이 패하도록 한 혐의다. 또 B씨는 A씨에게 에어볼을 던지도록 청탁한 뒤 해당 사이트에 300만원의 돈을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 인터넷사이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전·현직 농구 선수 12명과 유도선수 13명, 레슬링선수 1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까지 불법 스포츠도박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에는 프로농구 간판스타 김선형(27·서울SK)을 비롯, 국가대표 상비군 3명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군복무 당시 선수들의 휴식 공간인 사이버 지식방(PC 설치)을 이용하거나 휴대가 금지된 스마트폰을 몰래 반입해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참여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등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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