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폭발’ 남의 일 아니다… 인천항 위험물 관리부실

송도 인천신항 선광컨테이너부두 ‘쾅!’

독성물질 퍼푸릴알코올 컨테이너 폭발

中 칭다오서 선적… 수입물 검사 사각

방심하는 순간 대참사…대책마련 시급

인천 신항 내 위험물 폭발 사고(본보 8일 자 7면)와 관련, 항만 당국의 수입 위험물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톈진 폭발 사고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입 위험물에 대한 안전관리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8일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주)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55분께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의 위험물 장치장에서 한 위험물 탱크 컨테이너 입구가 폭발, 안에 들어 있던 독성 물질인 ‘퍼푸릴(Furfuryl) 알코올’ 18t이 누출됐다. 이 탱크 컨테이너는 중국 칭다오(청도)에서 선적된 위험물로, 지난달 28일 인천에 도착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등은 없었지만, 이번 폭발 사고를 계기로 수입 위험물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수출 위험물과 달리 수입 위험물은 국내 반입 시 별도 안전검사 등의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통상 외국으로 수출되는 위험물은 국내 위험물검사원 등 전문검사기관을 통해 탱크 내 세척은 물론 컨테이너에 대한 안전검사 등을 국제기준에 맞게 검사조치한다.

그러나 수입 위험물은 대부분 수입국, 즉 이번의 경우 중국 측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인천 현장에선 번호표찰 및 각종 서류 확인 등만 이뤄진다. 사실상 중국측의 서류만 문제가 없으면 별다른 검사는 없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탱크가 깨끗이 청소되지 않아 이전에 적재됐던 화물이 남아 있어 퍼푸릴 알코올과 화학 반응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중국 등의 관련 검사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탱크 컨테이너의 경우 내부 등에 대한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용량이 작은 위험물의 경우 샘플만 뽑아 개방검사도 하지만, 그 수도 미비하다.

지난해 인천에 들어온 위험물은 총 1만 1천여 개지만 고작 500여 개(1%)가 샘플 검사 대상이었고, 이 중 50개(0.1%)만 개방검사가 이뤄졌다.

게다가 이번 컨테이너가 지난달 말에 인천에 들어와 무려 10일간 위험물 장치장에 방치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각에선 탱크가 화학반응 이외에도 낮에 더운 열기에 탱크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부피 팽창으로 인한 폭발 사고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톈진 폭발로도 알 수 있지만, 위험물에 대한 안전은 지나칠 정도가 되어야 한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위험물이 상당수인데, 아직 중국이 안전 선진국은 아니기에 (항만 당국이) 철저히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규정에 맞게 수입 위험물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다만 담당 직원이 1명뿐이어서 연간 1만여 개가 넘는 수입 위험물에 대한 전수 조사 및 검사를 하지 못한다”면서 “수입 위험물에 대한 안전을 강화하겠지만, 인력·예산 등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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