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소방력 취약의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등 대단위 도시개발로 소방 수요가 날로 급증하고 있는데도 필요한 소방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정원 미달의 열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화재 진압과 응급 환자 구급 및 재난 구조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소방인력 보강문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화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의 전체 기준인력(정원)은 지난해 말 기준 2천315명으로 실제 근무 인력은 1천630명에 불과해 정원보다 685명이 부족하다. 인력 부족률이 29.6%로 2013년의 14.4%(정원 2천62명 중 실제 근무 1천766명)보다 배 이상 늘어 인력부족 상태가 악화됐다.
이처럼 소방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방본부 산하 최일선 조직인 47개 119안전센터에 배치된 인력은 모두 정원 미달이다. 119안전센터 당 필요 인력은 센터장을 포함 구급차량 9명(운전원 3명·구급요원 6명), 물탱크차량 6명(운전원 3명·소방관 3명), 물펌프차량 12명(운전원 3명·소방관 9명)등 모두 28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전센터엔 실제로 20~21명(71~75%)만 배치돼 있다. 3교대 근무 여건 때문에 화재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구급·물탱크·물펌프차량이 출동해야 하지만 실제 출동 가능 소방관은 4명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소방관 1~2명이 휴가·교육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출동 인력의 기본인 2인1조의 1개조만 투입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송현 안전센터와 곧 문을 열게 될 청라 안전센터의 배치 인력은 16명밖에 안 된다.
소방인력 부족은 결국 방화관리와 화재 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위협받는 건 물론 소방관들의 안전도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특히 소방차보다 출동이 빈번한 구급차엔 운전원과 구급요원 2명 등 3명이 탑승해야 하지만 여성 요원 1명이 출동하는 경우가 많아 취객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안전센터뿐만 아니라 최근 문을 연 공항소방서는 정원이 67명인데 배치 인력은 45명뿐이다.
촌각을 다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소방·구조·구급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의 신속한 출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인천소방본부가 지난해 행자부에 222명의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77명 보충에 그쳤다. 바야흐로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 다가온다. 관계 당국은 당장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국민의 정부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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