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71.7%’ 첫 단추가 가르는 비룡의 운명

SK, 1회 득점 성공여부에 승패좌우 초반 기선제압으로 막차 티켓 노려야

‘확률 71.7%를 잡아라.’ 스포츠에 있어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9이닝에 걸쳐 펼쳐지는 야구경기에서도 출발 시점인 1회를 어떻게 출발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경기흐름에 영향을 준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이 출발에 예민한 팀을 꼽는다면 단연 SK 와이번스다.

SK는 1회 득점 성공 여부에 따라 승패가 명확히 갈리는 팀이다. 1회 득점 시 승률이 71.7%나 된다. 이는 KBO리그 10개 구단 평균(63.8%)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SK 야구는 1회만 보면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9월 성적도 그랬다. SK는 8일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1회 득점에 성공한 2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챙겼다. 4일 문학 삼성전에선 1회 이재원의 1타점 적시타로 선제 득점을 올리면서 9대1 승리를 거뒀고, 이틀 후인 6일 문학 넥센전에선 1회 최정의 투런 홈런으로 득점을 올려 7대3으로 이겼다. 반면 1회 득점에 실패한 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했다.

이처럼 SK에게 1회 득점이 중요해진 까닭은 무엇일까. 이유는 현재 SK 전력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야구를 흐름의 싸움이라고 한다. 흐름을 잡는 쪽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반면 흐름을 놓치는 쪽은 한없이 고전한다. 또한 강팀이라고 하면 흐름을 빼앗기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찾아오는 저력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SK에게는 그만한 힘이 없다. 실제로 시원하게 전세를 뒤엎는 경기가 별로 없었다. 올 시즌 1회 실점한 경기에서 이긴 적은 14번밖에 없었으며, 역전승 또한 19승에 불과했다. 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SK는 현재 ‘가을 야구’ 막차 티켓을 놓고 한화ㆍ롯데ㆍ기아와 경합 중이다. 8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상황이 좋진 않다. 매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가 남은 경기에서 조금이나마 더 많은 승수를 챙기고,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초반 전력투구가 필수조건일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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