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바삭 속은 촉촉’ 비린내 걱정 없는 담백한 맛 일품
남편은 요리를, 부인은 서각(書刻)과 문인화로 찾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이 있다.
용문산이 넓찍한 외창 가득 들어오는 이곳은 세련된 외관으로 처음 찾는 이들은 카페로 착각할 정도다.
횟집이나 생선구이 전문점은 바닷가나 강변처럼 물가의 경치좋은 백그라운드를 가져야한다는 편견을 보기좋게 깨트린 이곳은 양평군 용문산 뒷자락인 사나사 계곡의 외진길가에 호젓이 자리한 생선구이 전문점 ‘어라연’(사장 윤효익·이옥화)이다.
윤 사장 부부는 20여 년 간 고향인 부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다가 3년 전 귀향을 생각하며 양평에 터를 잡았다. 옥천면 용천리 개울옆에 800㎡ 규모의 아담한 부지에 250㎡가량 2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가족과 함께 쌓았다. 가게 윗층에 거주하는 부부는 급히오는 손님도 늘 반가운 마음으로 맞는다.
‘어라연’(물가의 정자)은 서각을 하는 부인 이옥화씨의 ‘수정’(水井)이라는 호에서 상호명을 따왔다. 강원도 영월 동강에 위치한 물가의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지명과도 닮은꼴인 이곳은 그래서 정(情)이 가득하고 편안한 쉼(休)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매일 손수 다듬어 내오는 생선구이는 정갈한 모양새와 먹음직스러운 구이법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옥돔·고등어·메로·삼치구이와 대구탕 등 깔끔한 메뉴지만 생선 본래의 싱싱한 살결이 그대로 살아있어 단골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다.
탕과 튀김에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도 손수 그때그때 만들어 영양소를 살렸다. 전복죽과 같이 속을 달래는 음식도 좋다. 손님이 주문하면 즉시 오븐에서 생선을 구워내는 데 생선의 비린내가 없는 것도 매력적이다. 갓 구워낸 생선의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생선살의 식감이 싱싱함을 더해준다. 여기에 텃밭에서 직접 키운 쌈채소와 토마토 등이 생선과 함께 상에 올려 정성까지 가미했다.
음식 맛에 취했다면, 부인 이씨가 직접 만든 서각 작품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국전에서 입상한 작품들로 눈도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윤 사장 부부는 “넉넉한 인심을 전하는 양평에서 살게 된 것은 축복으로 외진곳까지 찾아와준 손님들께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부부의 넉넉한 인심으로 빚은 맛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양평의 신선한 공기까지 들이마실 수 있는 ‘어라연’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양평=한일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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