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빚더미 오른 저소득 자영업자의 현실

한국경제가 가계, 기업, 국가 부채 증가에 따른 부채부담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경기침체와 함께 커지고 있는 가계부채는, 그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경제성장과 소비 활성화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또한 가계부채의 기록적인 증가는 특히 서민 가계의 어려움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잔액이 1천13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 최고치를 갱신하며 증가하는 가계부채는, 향후 한국경제의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걱정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소득계층에 따른 가계대출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중저소득가계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담보력과 신용도가 약한 저소득계층의 가계대출은 이자 부담이 낮은 은행권보다도 이자 부담이 높은 비은행권 의존이 더 크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하겠다.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계층의 가계부채 해소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와 같은 가계부채 증가에는, 자영업자의 부채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가계부채 전체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이르는데, 그 비중이 커지는 추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신규 가계대출이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월 신규대출은 5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서, 사업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13년 사이에 자영업자 창업이 949만개였으며, 이 중 793만개가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가계대출에서 나이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50대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60대를 합치면 61%를 넘어선다. 이는 50대 임금근로 은퇴자가 은퇴 후 재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창업전선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50, 60대 자영업 창업이 높은 이유로는,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후대책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의 필요성이 커졌으며, 또한 청년실업의 증가로 자녀들의 독립이 늦어지면서 가장의 경제적 책임의 부담이 커지는 등의 이유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 자영업자들이 직면하는 현실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장사를 잘하고도 치솟는 상가 임대료를 감당 못해서 문을 닫아야 하고, 전세대란에 의한 주거비용 증가로 부채가 점점 늘어나가 영세 자영업자의 고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청년자녀 부양의 부담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퇴직한 임금 근로자가 제2의 경제활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부의 창업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퇴직자를 위해 퇴직 전에 제2의 경제활동을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 또한 자영업의 업종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시장, 상권, 업종에 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과 교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과도한 빚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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