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전라북도 전주는 두말이 필요 없는 고도(古都)다.
견훤이 후백제를 건국하며 도읍으로 삼았고, 후대에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본향인 전주가 왕조의 뿌리가 됐다.
조선시대에는 전라감영이 있던 곳으로, 호남과 제주 일대의 중심이었다. 또한 전주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판소리’의 고장이자,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다. 이번 주말 ‘흥’과 ‘어울림’이 공존하는 전주한옥마을로 떠나보자.
■ 조선의 혼이 깃든 ‘경기전’과 장엄한 ‘전동성당’
전주 풍남동과 교동 일대 한옥을 아우르는 전주한옥마을은 지역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한옥마을에는 전주의 꼿꼿한 정신이 담겼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성 밖에 머물던 일본인이 성안으로 진출해 상권을 확장하자 이에 반발한 전주 사람들이 풍남동과 교동에 조성한 한옥촌이 지금의 한옥마을이다.
오늘날 한옥 600여 채가 어깨를 맞대고 있으며,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한옥마을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주한옥마을 여행은 태조로를 걷는 데서 시작한다. 태조로는 풍남문에서 오목대 방면 약 550m 도로다. 한옥마을의 가장 큰 길이자,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조선의 시간을 잇는다.
풍남문 쪽에서 태조로로 들어서면 ‘전동성당’이 먼저 반긴다. 전동성당은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양식이 돋보이며, 1914년에 완공했다. 영화 ‘약속’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그 명성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전동성당 건너편에 ‘경기전’이 있다. 경기전은 전주의 중심이 되는 문화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사스런 터에 지은 궁궐’이라는 뜻으로,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모신 건물이다.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과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조선의 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 등으로 구성된다.
북쪽에는 태조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아 지난 2010년에 지은 어진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돌아보고 경기전 서문 쪽으로 나오면, 경기전 담장과 전동성당이 어우러진 풍경에서 조선의 600년 시간이 한 프레임에 담긴 느낌이 든다.
■ 과거로 떠나는 ‘전통문화 체험’
전주한옥마을에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을 촬영한 전주향교, 옛 BYC 공장 건물을 개조한 교동아트미술관, 400여 종의 카메라를 전시한 여명카메라박물관 등 꼼꼼히 들여다볼 공간이 즐비하다.
그에 앞서 전통문화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전주한옥마을에서 가장 각광받는 전통 체험은 뜻밖에도 한복 체험이다.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놀이처럼 자리 잡았다. 생활한복에서 기생 한복, 커플 한복까지 젊은 층을 사로잡는 고운 한복이 많다. 한옥마을 거리는 한복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전주향교에서 시작한 한복 대여소도 한옥마을에만 20여 곳으로 늘었다.
1시간에 5천원, 3~4시간에 1만원 선으로 대여 비용도 큰 부담이 없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한복데이’에는 흥미로운 행사들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종전의 전통 체험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전주부채문화관에서는 여러 가지 부채를 전시하고, 상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장에서 부채를 구입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한지 공예를,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는 모주 거르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 흥겨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주한옥마을
근래 들어 공연 관람이 전주한옥마을을 즐기는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서는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천하 맹인이 눈을 뜬다’가 다음달 17일까지 흥을 돋운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전통 판소리와 현대적 선율이 세대를 초월해 큰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단순히 공연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전통문화 체험, 잔치 음식 체험, 공연 체험이 모두 가능하다. 오후 6시부터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 체험하고, 공연장에 입장해 전주 어머니들이 준비한 잔치 음식을 맛본다. 식사가 끝나면 관객과 함께하는 마당창극의 막이 오른다.
9~10월에는 매주 토요일 밤, 한바탕 흥겨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전북 브랜드 공연 뮤지컬 ‘춘향’도 오는 12월 13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라북도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홍완식기자 / 자료ㆍ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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