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분의 1의 기적, 육군 중사 백혈병 소녀 구하다

26사단 정찰대 신재범 중사,  백혈병 소녀에게 조혈모세포 기증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자신의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한 부사관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26사단 정찰대에서 부소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재범 중사(27).

신 중사는 2009년 부대를 방문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교육을 받은 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게 됐다. 또한 우리 주위에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신 중사는 교육을 받은 뒤 난치병으로 괴로운 삶을 사는 환자들에게 한줄기의 희망이라도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전우들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7년여의 시간이 지난달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있는데 기증하시겠습니까?”며 조혈모세포 기증을 문의하는 전화였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서는 환자와 기증자의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그 확률이 20만분의 1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신중사는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기증하겠다고 대답했다.

일정 등을 협의한 후 신 중사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조금이라도 건강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자기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최정예 요원만이 근무하는 정찰대 요원이었지만 금연과 운동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술은 전혀 입에 대지도 않았다. 결국 유전자 세부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고 이달초 10대 소녀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신재범 중사는 “백혈병으로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받고 있을 어린아이와 환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린다”며 “조혈모세포 기증 기회가 생긴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수혈을 받은 소녀가 건강하게 살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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