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道 자살학생 전국 최다, 전문상담교사 17%뿐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헛구호였나

경기도의 청소년 자살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데도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은 1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21일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자살학생 현황’ 자료를 인용, “경기도내 자살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내 자살학생 수는 2013년 24명, 2014년 26명, 2015년 20명이다. 2015년 기준(8월말) 전국에서 자살한 학생 수는 63명이다. 이중 경기도는 20명으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이 경기지역 학생인 셈이다.

반면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자살을 예방해야 할 전문상담교사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도내 총 2천275개교 가운데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1%인 390개교에 불과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에 603개 중 절반이 안되는 289개교에만 배치됐다. 고등학교는 더 심각해 451개 중 92개교만 배치됐고, 초등학교는 1천221개 중 9개교에만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됐다. 또 학교ㆍ교육청ㆍ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학교 폭력이나 부적응 등에 처한 위기학생을 상담ㆍ치유하는 학교 안전망 구축사업인 ‘Wee 클래스’의 설치율 역시 62.1%에 머물렀다.

이재정 교육감은 취임 후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책임교육 공약과 함께 ‘생명ㆍ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명존중 학교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학교 내에선 위기학생들을 보호하고 치료할 Wee클래스나 전문상담교사 수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최근 교육부에서 받은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초등학교 1ㆍ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9만9천여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3.5%인 1만7천267명이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전국 평균치 3.2%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검사받은 학생 가운데 1.9%인 9천484명은 지속적인 관리와 전문기관의 검사 의뢰 등 2차 조치가 필요한 우선관리군으로 분류됐다. 또 우선관리 학생 중에서도 자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학생은 2천173명(0.4%)이나 됐다.

청소년의 경우 자살까지 가는데 여러가지 위기 전조 증상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 체계적ㆍ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면 자살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렇기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문상담교사의 증원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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