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호흡기 지키기, 면역 키우기

인간이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에너지는 전적으로 외부에서 공급을 받게 되는데 물, 공기, 음식이 에너지원이 된다. 이 중에서 공급중단이 가장 치명적인 것이 공기이다.

그래서 호흡은 평생 동안 쉼없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중요한 호흡은 조그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생활에 주는 불편 크다.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폐질환이 아니더라도 각종 호흡기계 질환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상적인 생활에 상당한 장애가 된다. 비염, 축농증에서부터 천식 등의 만성폐질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면서 치명적인 질환 뿐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환경적, 사회적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 외부의 환경변화도 발병에 주요하게 작용하지만 신체의 면역을 떨어트리는 여러 요인들이 더 주요한 요인일 것이다.

황사나 매연 보다 수면이 부족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며 식생활의 변화들이 유발하는 호흡기 면역의 약화가 더 큰 문제이다. 한의학에서도 이러한 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 하여 바른 기운이 제자리에 있으면 나쁜 것은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의 문구가 한의학 이론의 기본이 되는 개념이다.

호흡기의 기능이 원활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이물질을 걸러주며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해 적절하게 방어할 수 있다면 공기가 탁하고 황사가 날리며 독감이 유행을 하더라도 호흡기 질환이 쉽게 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다.

호흡기 면역을 지키기 위해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찬 기운을 멀리 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形寒飮冷則傷肺(형한음냉즉상폐)’라 하여 찬바람을 맞거나 찬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이 폐를 상하게 한다고 나와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의 치료에서 찬 것을 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실제로 병이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증상이 경미한 사람의 경우 찬 음식을 피하고 아랫배와 발을 따뜻하게 하며 차가운 날씨에는 방한을 잘 해주는 것으로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호흡기에 중요한 것은 ‘수분’이다. 다른 내부 장기도 그러하지만 호흡기는 항상 공기의 이동이 일어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쉽게 건조해 질 수 있으며 수분이 부족하면 면역이 매우 약해진다. 건조성 비염, 위축성 비염, 천식, 성대결절 등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발생하는 반드시 점막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이 되어야 완치가 가능하다.

점막의 수분을 충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수분의 양이 부족하지 않아야하며 물을 여러 조직에 공급하는 기능이 원활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여 전체 물의 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몸이 마신 물을 제대로 흡수하고 저장하며 필요한 부위에 공급할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물을 몸 곳곳에 공급하는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땀내기가 좋다. 하루 7시간 내외의 숙면과 온탕욕을 통해 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유지, 향상 시킬 수 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 호흡기는 건강의 최전방에서 인체를 지키는 일차방어선이다. 또한 호흡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여서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다. 호흡기를 위협하는 요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면역과 수분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생활을 관리한다면 더욱 건강한 호흡기를 만들 수 있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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