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 전체가 난민에 대한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각 나라마다 정치적인 문제로 국민들의 평안은 뒷전인 채 오로지 자기 쪽의 정당성만을 위해 복수까지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잔인한 행위가 때론 각자 믿고 있는 신을 위한 성스러운 행위로 자행되는가 하면 가장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까지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무슬림(신자)들은 ‘알라’만을 유일한 신으로 믿는 절대적 신앙을 지킵니다. 즉 6신 5행이라 해서 알라, 천사, 코란, 예언자(무함마드), 내세, 예정론을 믿는 6신과, 신앙고백, 예배, 단식, 희사, 순례를 해야 하는 5행의 엄한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이 6신과 5행의 의무를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때론 투쟁적으로 임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드’를 행합니다. 지하드는 우리말로 성전(聖戰)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수많은 외부의 침략과 여기서 발생된 내전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무슬림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강한 민족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원인은 오래전 가톨릭에서 자행했던 십자군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톨릭의 십자군 시작은 교세 확장과 영토 확장이란 미명아래 때론 잔인하게 강행되어 왔음을 역사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동의 아랍 문명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언자로 믿기는 하지만 최후의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믿는 교리를 지켜가면서 더욱 기세가 확장되어 감에 따라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와의 마찰이 계속되어 오면서 예수와 무함마드의 인연이 깊은 이스라엘 등의 성지를 장악하려고 무서운 전쟁을 끝없이 일으켜 왔습니다. 지금도 이스라엘 성지를 가보면 유태인과 아랍인과 그리스도 교회들이 서로 자기 성지로 장악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슬람교는 세계 인구의 20%인 15억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이 이슬람 신도를 은연중 압박하고 있는 범 그리스도 신도는 세계 인구의 40%인 약 30억이 됩니다. 이렇게 십자군 의 침범을 시작으로 그리스도 종교 집단에 의해서 어마어마한 압박을 받으면서 무슬림들은 강해질 대로 강해졌습니다.
물론 지난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를 방문하여 과거 십자군에 의한 침략과 학살, 약탈행위에 대해 정식으로 사죄했지만, 이슬람의 여러 종파끼리의 갈등은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있습니다.
십자군이라는 외부의 침략이 이들 민족끼리의 분쟁으로 비화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공격적 무신론자로 자처하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리처드 도킨스 교수는 종교가 세상 속 많은 악의 근원 중 하나라며 만일 종교가 없었다면 자살 폭파범, 911테러, 런던 폭탄 테러, 십자군 등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같은 민족이 일제 강점기에 받은 상처로 인해 친일이니 반일이니 하는 정치적 갈등, 그리고 625 전쟁의 상흔으로 지금까지도 사상적이나 이념적으로 갈등을 겪는 아픔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가톨릭(천주교)과 신교라고 하는 기독교와의 갈등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같은 종파 안에서도 여러 갈등을 보게 됩니다.
우리 가톨릭 안에서도 진보적인 사제들이라든지 보수적인 사제들안에서 열심인 신자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신앙생활인지 갈피를 못 잡거나 분개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렇게 우리 민족이 외부의 세력에 의해서 받은 상처를 종교 집단이 앞장서서 더 부추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OECD 34개 회원국 중에 우리 나라의 국민 행복지수는 33위요 복지 충족지수는 31위라는 딱한 현실을 우리 종교 지도자들은 강 건너 불을 보듯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종교인들의 책임으로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최재용 신부·천주교 수원교구 원로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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