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경마장’ 때문에… 평화롭던 주택가 ‘고통의 주말’

마사회 인천남구지사·부평지사 일대 
주차대란·무차별 흡연...인근지역 ‘지옥촌’ 둔갑

“주말마다 인근 골목길 모두 차량으로 가득해요. 혹시라도 애들이 사고 날까 불안해 죽겠어요.”

지난 10일 오후 1시께 인천시 남구 숭의동 마사회 인천남구지사 인근 한 주택가 골목. 골목길 한쪽은 실내경마장 이용객이 세워둔 승용차와 트럭, 택시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승용차 1대가 빠져나가기도 벅찰 정도다.

 

경마장 건물 뒤편 주차장엔 주차선이 보이지 않게 차가 가득 들어차 있다. 단순한 만차 수준이 아니라, 2~3중으로 차량이 세워져 있어 도저히 차량을 빼기가 겁날 정도다. 주택가 골목뿐만 아니다. 인근 대로인 인중로에도 경마장 이용객이 세워둔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까지도 불법 주·정차 차량이 들어차 시민들은 3차로에서 버스를 타거나 내리는 실정이다.

 

특히 경마장 인근은 가득한 담배연기와 이들이 버린 담배꽁초와 껌, 가래침 등으로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경마장 건물 주변엔 건장한 성인 남성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욕설이 섞인 말을 내뱉고 있고, 주변은 사실상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인근 주민 A씨(66·여)는 “주말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 손자들이 골목길에서 뛰어놀고 싶어도 사고 날까 봐 못 놀게 하고, 누가 집으로 찾아온대도 차 세울 곳이 없어 오지 말라고 할 정도다”면서 “기분 좋아야 할 주말이 담배와 쓰레기 때문에 동네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마사회 부평지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경마장 주변은 이용객 차량으로 가득 차 인근 주민이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째 계속 민원을 내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연수구와 중구에 있는 마사회 경마장도 불법 주·정차와 무분별한 흡연, 넘쳐 나는 쓰레기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줄이려 주차장과 주차안내요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골목 등에 주차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하지만 골목길 주차나 흡연을 우리가 강제할 수가 없다. 대신 주차 안내와 흡연구역 안내 등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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