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가뭄, 비상대책이 시급하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가을 가뭄이 심각하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곳이 여러군데이고, 저수율 50% 미만인 곳도 많다. 올들어 최근까지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치(30년 평균치)의 62%에 불과하다. 가을과 겨울에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여서 전국이 ‘최악의 가뭄’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도 봄철 농사가 우려스럽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경기지역 올해 강수량은 592㎜로 평년(1천278㎜) 대비 46.3%에 그치고 있다. 강수량이 줄면서 경기지역 농업용 저수율은 45% 정도다. 특히 김포(3%), 강화(10%), 안성(45%), 파주(46%) 등 일부 지역은 저수율이 매우 낮아 농사용 물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본보 취재 결과 강화지역은 농어촌공사 관할 저수지 17개소 중 15개소의 저수율이 50%가 안된다. 고려ㆍ난정ㆍ고구ㆍ상하ㆍ삼산ㆍ하점저수지 등 6개소는 저수율이 아예 0%다. 곳곳에서 저수지 바닥이 드러난 상태로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올겨울에도 강수량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농어촌공사는 내년도 영농기에 강화, 파주, 양평, 안성, 화성 등에서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0년 만의 가뭄을 겪는 충남 일부에선 지난주부터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보령과 서산, 당진 등 8개 시군의 급수량이 20% 줄어들어 48만명이 먹는 물 공급과 공공시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내년 봄까지 가뭄이 계속되면 서울 등 전국이 사상 최악의 물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몇 년 사이 엘니뇨 현상 등 기상이변으로 한반도에 가뭄이 잦아지면서 농업용수 등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50 환경전망’ 보고서도 우리나라를 회원국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물 관리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는 비상한 자세로 단기적 용수대책은 물론 중장기적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가뭄을 극복하려면 제한된 수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우선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7억t의 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저수지 확충은 물론 중소규모 댐을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가뭄 대책과 물 관리를 연계하는 컨트롤타워 설치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국민들도 가뭄과 물 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물 아껴쓰기를 생활화하는 등의 실천도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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