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았던 2박3일… “살아서 꼭 다시 만나자”

이산가족 ‘1차 상봉’ 종료
12시간 짧은 만남 뒤로 한 채 눈물로 이별
남측 255명·북측 188명, 24~26일 2차 상봉

제목 없음-1 사본.jpg
▲ 차마 놓지 못하는 손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 행사를 마친 이산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이산가족의 꿈만 같았던 2박3일간의 상봉은 22일 기약없는 이별로 끝을 맺었다.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1차 상봉단은 22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모든 상봉 일정을 마무리했다. 생사도 알지 못한 채 60년 넘는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 마침내 마주한 남북 이산가족은 12시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눈물을 흘리며 또다시 생이별했다.

 

이날 남측 상봉단 389명은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상봉단 141명과 일정 마지막 순서인 작별상봉을 진행했다. 이전 상봉행사에서는 작별상봉이 1시간이었지만, 이번에는 우리 측의 요청에 따라 2시간으로 늘어났다.

 

쌀쌀한 날씨 속에 시작된 작별 상봉에서 이산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고 깊이 흐느끼는 등 먹먹한 심정을 드러냈다.

 

신혼 6개월 만에 헤어졌던 이순규 할머니(85)와 오인세 할아버지(83)는 다시 이별의 슬픔에 빠져들었다. 특히 이씨는 북한에 있는 남편이 사망했을 것으로 생각해 37년 전부터 제사를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는 65년 만의 재회를 마치고 남편을 떠나보내기에 앞서 넥타이를 만져주며 건강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별 당시 뱃속에 있던 아들도 어느새 장성해 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리며 만수무강을 기원했고, 오 할아버지는 한참 동안 흐느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첫날을 어색함으로 보내고, 상봉 이틀째에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꿈에 그리던 행복한 시간을 보낸 북측 남철순 할머니(80)와 여동생 순옥씨(80)도 헤어짐을 안타까워하며 꼭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건강 악화로 단체 버스가 아닌, 구급차를 타고 상봉행사에 참여해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염진례 할머니(83)도 오빠 진봉씨(84)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진통제를 먹고 상봉장으로 나섰다. 염 할머니는 전날 건강 상태가 악화돼 상봉행사에 불참했었다.

 

이로써 지난 20일부터 2박3일간 총 6차례에 걸쳐 12시간의 재회를 마친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은 육로를 통해 이날 오후 5시20분께 강원도 속초에 도착했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대부분 고령이라 일부 대상자가 구급차를 타고 올라가거나 현지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상봉 기간 우려할 만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귀환했다.

 

한편 2차 상봉에 참여하는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255명은 23일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북측 상봉 대상자 188명과의 감격스러운 만남을 준비한다. 2차 상봉은 24∼26일 1차와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송우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