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동의 건강증진 측면에서는 몇 가지 보완할 점이 보인다. 교육부는 식중독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초등 돌봄교실에서는 급간식으로 완제품을 매식하여 제공하도록 지침을 정했다. 그런데 아동 건강상 외식과 매식은 분명 지양해야 할 식습관이다. 학교의 점심급식은 위생과 영양을 고려하여 자체조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와 비교할 때 분명 앞뒤가 맞지 않다.
급간식의 내용면에서도 우려스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영국 보건부에서는 아동의 비만예방 등 건강증진을 위하여 아동급식 체계 내에서 생과일 제공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초등 돌봄교실에서는 제철과일, 흰우유 등 건강한 간식보다는 과자, 빵, 피자 등의 가공식품과 가당음료가 제공되는 사례가 많다.
고열량 식품을 먹은 만큼 많이 뛰어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자체간 운영비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도 걱정이다. 운영비가 많은 지역은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반면, 운영비가 적은 지역은 예체능 프로그램을 엄두조차 못 내는 실정이다.
아동기는 청소년기 성장과 평생건강을 좌우할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아동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이는 엄청난 의료비 지출을 야기한다. 성인비만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3년 한해 약 3조 7천억 원으로, 2002년에 약 8천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새 4.5배나 늘었다. 흡연이나 음주로 인한 진료비보다도 큰 규모다.
아동비만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직업이 있는 어머니를 둔 자녀의 비만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초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에 비만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저학년 시절이 올바른 건강습관을 들이고 평생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골든타임’임을 의미한다. 지금이라도 초등 돌봄교실을 아동의 건강과 비만예방의 관점에서 재검토 해봐야 한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장석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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