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쓰레기… 빛바랜 ‘단풍이 아름다운 명소’

수원시, 광교마루길 등 15곳 지정 현수막 뒤덮이고 공원엔 담배연기
나들이객 “단풍이 눈에 안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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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수원 장안구 광교 마루길 입구에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어 미관을 해치고 있다. 수원시가 ‘단풍이 아름다운 명소’ 15곳을 선정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나 곳곳이 허술한 관리로 명성을 퇴색시키고 있다. 오승현기자
수원시가 선정한 ‘단풍이 아름다운 15대 명소’ 상당수가 불법 주정차는 물론, 온갖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단풍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이들 명소를 찾은 시민들의 눈살은 더욱 찌푸려지고 있다.

 

2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단풍이 아름다운 거리를 지속 발굴해 시민에게 지역의 자연자원을 알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28일간 광교 마루길 등 15개소 27.8㎞ 구간을 ‘단풍이 아름다운 15대 명소’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5곳 중 상당수가 불법 주정차와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얼룩지면서 단풍 명소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명소로 선정된 수원시 장안구 광교마루길 일대에는 수십 대의 불법주정차된 차량이 차도를 점령, 이곳을 지나는 차들이 경적을 울려대는 등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또 각종 현수막과 안내 표지판이 지나치게 많이 설치돼 있으면서 알록달록한 단풍이 눈에 들어올 여유조차 없었다.

더욱이 광교 공원 출입문 인근에는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가 가득, 단풍을 구경하고자 이곳을 찾은 주민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K씨(40)는 “수원 내 단풍 명소라고 알려져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이곳을 찾았는데 단풍 대신 현수막과 안내판, 쓰레기 더미가 우리를 맞이했다”며 “단풍 명소라고 선정한 만큼 지자체가 관리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수원시 영통구 영통봉영로 인근 단풍 명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보행로에는 오전까지 내린 비로 수많은 단풍 낙엽이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지면에 딱 달라붙으면서 낙상사고의 위험도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자전거를 타던 한 주민은 낙엽을 밟고 중심을 잃어 이곳을 지나가던 다른 주민과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 

인근에서 식료품 등을 장사하는 한 자영업자 L씨(46·여)는 “아무리 아름다운 단풍 명소라고 해도 즉각적으로 낙엽 정리가 되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다”며 “시가 지역의 자연자원을 널리 알리기 이전에 낙엽 청소부터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수인선공원과 영통살구골공원, 영통보행자전용도로 등 3곳의 단풍 명소 공원에는 일부 흡연자들의 막무가내 흡연으로 구청에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태였다. 실제 이날 오후 4시께 찾은 영통살구골공원에서는 한 시민이 담배를 낙엽 더미에 버리고 지나가는 위험한 광경도 목격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나친 현수막 게시는 일부 제거하고 쓰레기와 낙엽 등을 지속 관리, 단풍 명소 지정에 따른 취지를 적극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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