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구병산 아우르는 ‘충북알프스’

‘알프스’ 품은 보은, 꿈같은 가을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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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고목들로 인해 사시사철 푸른 오리숲길.
보은은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한다. 

속리산을 비롯해 충북의 북쪽을 동서로 가르는 백두대간의 한남금북정맥이 지난다. 그 지맥은 다시 구병산 자락으로 뻗어가 보은의 동쪽 산세를 이룬다.

 

 ‘충북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충북 일대에서 소문난 풍경이다. 총 4개 구간 43.9㎞로 형제봉, 천왕봉, 비로봉, 문장대 등 속리산과 구병산의 아홉 개 봉우리를 아우른다. 이번 주 이 충북알프스의 청명한 가을을 느껴보자. 

■ ‘특별함이 있다’ 충북알프스 숙소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은 충북알프스 4구간 끝자락에 자리한다. 속리산면을 거쳐 갈 수 있는데, 휴양림까지 길은 달천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달천 동쪽으로 충북알프스의 산세가 거침없다. 그 끝자락 묘봉에 가까워지자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로에서 벗어나 다리를 건너니 제일 먼저 풍차정원이 보인다. 나무 난간을 따라 뒤편 사방댐 쪽으로 오르자 자그마한 바람개비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휴양림의 가벼운 산책 구간으로 아이들과 걷기 무난하다. 연못 위쪽은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를 받고 숙소로 이동한다. 휴양림이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며 자리한 형국이라 숙소마다 풍경이 빼어나다.

 

관리사무소 왼쪽 언덕은 산림휴양관을 비롯해 숲속의집, 숲속작은집이 나온다. 여느 휴양림의 숙소와 다르지 않다. 다만 휴양림을 크게 아우르는 산책로와 쌀개봉 등산로의 출발점이라는 장점이 있다. 아래쪽으로 어린이놀이터와 숲속운동장 등도 휴양림을 활동적으로 즐기고 싶은 이에게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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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알프스빌리지에서 바라본 휴양림 전경.
테라스하우스나 알프스빌리지, 시나래마을은 조금 색다른 숙소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산림휴양관 옆의 테라스하우스는 계단식으로 구성된 연립주택 모양이다. 아랫집의 지붕이 윗집의 마당이다. 창문을 열고 나오면 눈앞에 시원스런 풍경이 펼쳐진다.

알프스빌리지는 아이보리색 벽면에 주황색 지붕이 눈에 띈다. 거실 창을 열면 테라스가 나오고 따로 정원이 있는 별장식 주택이다. 지대가 높아 테라스나 정원에서 휴양림을 조망하고, 숙소 주변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나래마을도 인기 있는 숙소다. 휴양림 입구 쪽이지만 도로의 오른쪽 언덕이다. 휴양림에서 외따로 떨어진 곳에 황토로 지은 집 다섯 동이 있다. 

가장 큰 매력은 한가운데 있는 누각 규모의 정자다. 시나래마을에서 묵는 이들의 공용 공간으로, 알프스빌리지와 반대 시선으로 충북알프스의 산세를 품는다. 정자에 앉아 흔들리는 코스모스 사이로 먼 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 속리산에서 보은의 가을을 느끼다

휴양림에 여정을 풀고 달천을 따라 충북알프스 반대편 속리산 쪽으로 이동하자. 속리산 주변 4~5㎞ 구간에 솔향공원, 속리 정이품송, 법주사 등 여행지가 밀집해서 돌아보기 편리하다. 첫걸음은 속리산의 가을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법주사다.

국보 3점, 보물 12점을 간직한 고찰은 보은의 큰 보물이다. 여정부터 값지다. 법주사에 다다르는 길은 ‘오리숲길’이라 불린다. 상가 지역에서 법주사까지 거리가 5리(2㎞)라 붙은 이름이지만, 거리로 가늠할 수 없는 숲이다. 수령이 많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천년 숲을 이끈다.

 

속리산터미널에서 약 300m 지나 오른쪽 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보자. 상가가 생기기 전 법주사를 오가던 오리숲길이다. 높게 자란 소나무가 좌우로 호위하듯 도열한다. 고목 그늘 아래서는 시간을 다툴 일이 없다. 솔바람 사이로 솔 향에 기대 느긋한 걸음을 낸다. 곧 황톳길 체험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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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발로 체험하는 황톳길.
황토 볼을 깔아 지압 효과가 있는 길을 맨발로 디딘다. 황토의 원적외선이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고 적혔지만, 굳이 효험이 아니더라도 깊은 숲의 느릿한 걸음은 보약이 따로 없다. 황톳길 주변으로 하천을 끼고 속리산조각공원이 있다. 작품 하나하나를 대하는 마음이 여유롭다.

 

오리숲길은 속리산 일주문을 전후해서 더 깊어진다. 법주사가 없더라도 한번쯤 찾을 만한 숲길이다. 긴 세월을 묵묵히 살아온 나무 아래 사람의 일상은 지극히 사소하다. 그렇게 다다른 법주사는 고찰의 넉넉함으로 사람을 만난다.

 

법주사 팔상전(국보 제 55호)을 중심으로 쌍사자 석등(국보 제 5호), 석련지(국보 제 64호)가 자리한다. 가만히 경내를 거닐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보낼 법하다. 그 이름처럼 세속과 떨어져 속리산(俗離山)이요, 부처님의 법이 머무는 터라 법주사(法住寺)다. 오리숲길의 그윽한 깊이가 괜스럽지 않다. 속리산 단풍이 아니어도 가을에 법주사를 찾는 이유다. 

조성필기자

자료ㆍ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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