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로 파면된 뒤 조씨 일당 사기 방조
"수사 진행사항 파악해 보고"…또다시 '짜맞추기' 수사 지적
대구지방경찰청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은 조씨가 운영하는 수조원대 다단계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사기 범행을 방조한 혐의(사기 방조)로 전직 경찰관 임모(48) 전 경사를 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씨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2조5천억원 상당의 유사수신 행위를 한 조씨 일당의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사기 행위를 방조한 혐의다.
또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다단계 업체와 관련, 경찰에 고소·고발이 들어가면 수사 진행사항을 파악해 조씨 일당에게 보고하고 변호사 선임·알선 등 업무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임씨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임씨가 다단계 사기 사건과는 별개로 대구지방경찰청 수사 2계에 근무하다 뇌물 8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2007년 6월 파면된 뒤 조씨 업체에 몸 담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임씨가 자기 밑에서 일하던 정모(40·구속)전 경사의 소개로 조씨 일당의 업체에 도시락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 일당의 '브레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배상혁(44)을 조사한 결과 임씨가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중대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전격 체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임씨는 2013년 조씨의 자금을 관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2008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강태용의 부탁을 받고 다단계 사기사건의 범죄수익금 6억원을 받은 뒤 한 상장기업 주식을 사들여 범죄수익을 숨긴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이런 경찰의 발표에도 임씨에게 새로 적용한 혐의 역시 이미 알려진 것이어서 또다시 '짜맞추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 일당이 전국을 무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던 시점에 초대 전산실장을 담당한 배씨가 재정담당 상무 겸 총괄실장을 맡는 등 조씨 다단계 사기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을 확인하고 31일 사건 일체를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이와함께 배씨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수법으로 도피를 도운 고교 동창생 한 명을 구속한 데 이어 나머지 한 명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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