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프랑스 하원은 ‘말라깽이’ 모델을 패션업계에서 활동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선 체중과 키의 상관관계를 계산해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MI)가 일정 수치 이하일 때는 모델로 활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지나치게 마른 모델을 고용하는 업주나 패션업체에는 최대 징역 6개월 또는 7만5천 유로(약 9천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프랑스가 깡마른 모델에 강력 제동을 건 것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 거식증 환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BMI 18.5~24.5를 정상으로 보고 있다. 17은 엄청 마른 편, 16은 심각한 기아 상태로 판정한다. 해외 톱모델의 BMI는 대개 16~18인 것으로 알려졌다.
늘씬한 몸매는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남들 보기엔 살이 찐 것 같지 않은데도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해 체중 줄이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무척 많다.
최근 ‘마른 사람보다는 적당히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팀은 2002~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포함된 30세 이상 100만 명을 대상으로 질병과 건강행태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만의 역설’ 현상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 과체중(BMI 23~24.9)인 사람들의 사망위험률을 1로 봤을 때 중등도비만(BMI 25~26.4)의 사망위험률은 0.86에 머물렀다. 반면 저체중(BMI 18.5 미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사망위험률이 2.24였다. 지방이 적당량 있어야 좋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고 외부 저항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과체중은 문제지만 적당히 뚱뚱한 것은 마른 것보다 좋다하니 다이어트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겠다. 대신 유연성 운동, 근력강화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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