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수집가 아파트 등서 도난 문화재 '799점' 발견
보물급 성리대전서절요·조선 전기 지석 등 포함…16명 형사처벌
도굴된 문화재를 매입해 자신의 집과 사무실 등에 10여 년간 은닉한 뒤 이를 판매하려던 A씨 등 문화재를 매매, 알선, 은닉해 온 문화재 관련 사범 1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의 집과 사무실에서 ‘성리대전서절요’ 등 보물급 문화재를 포함, 799점의 문화재를 회수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4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장물취득,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경북 지역 사설박물관 원장 B씨와 골동품상, 수집가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여 년간 도굴된 문화재임을 알면서도 이를 매매,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문화재를 숨긴 채 압수에 불응하는가 하면 위작 도자기를 진품으로 알고 주거지 화장실 천장에 숨기는 등 강하게 수사에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서 압수한 문화재는 전적류(도서) 513점, 도자기류 123점, 서예류 86점, 공예류 77점 등 모두 799점이다.
특히 지난 1993년 보물 1157호로 지정된 ‘성리대전서절요(性理大全書節要)’와 같은 판본인 4책 중 1책이 발견됐으며, 17세기 과거시험 답안지, 조선 전기 문신 김국광의 묘소에 묻혔던 지석 등 보물급 문화재도 대거 포함됐다.
이들 문화재는 대부분 20~30년 전 향교나 사찰 등에서 사라진 것들로 상당수가 낙관이나 내용이 훼손돼 출처와 피해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도난이 대부분 20~30년 전에 이뤄진 탓에 공소시효가 만료, 직접 문화재를 도굴한 범인을 처벌할 수도 없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한 문화재 사범 16명 및 회수한 도난 문화재 등 799점 외에도 관련 문화재사범 및 도난 문화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성리대전서절요는 중종 38년이던 1538년 김정국이 성리대전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뽑아 편성·간행한 책으로, 나머지 판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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