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화 외면한 채 정상적인 진행 불가” 반발
원유철·이종걸 회동도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
與 “민생외면” 공세… 野 내주 초 복귀 가능성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충돌로 여야가 대치를 이어나가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 심의가 파행이 이어지자 새누리당이 5일 단독으로 회의를 진행, ‘반쪽 예결위’로 전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불참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도 무산됐고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간 회동도 불발됐지만 야당 내에서 의사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지면서 다음주 초 복귀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예정됐던 비 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를 강행했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시한이 촉박해서 합리적인 논의에 많은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며 “오늘부터 우리 위원회는 더 박차를 가해 예산 심사에 매진해야 한다”고 심의 재개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국정화 예비비 편성 자료 제출과 관련, “자료 제출과 관련한 전향적인 결정으로 회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발표 이후 예결위를 비롯한 모든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농성을 벌여 온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예결위 회의장에 입장을 했지만 여당의 단독 진행 방침에 대한 항의 표시만 한 채 다시 퇴장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은 “이 문제(역사 교과서)를 외면한 채 나라 살림살이를 다루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야 간 의사일정과 관련해 종합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오늘 정상적인 예결위 진행은 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용인갑)은 “여야가 합의가 안 되면 예산을 합의될 때까지 기다려야 되느냐”며 “(회의에) 정부 사람들 나오게 하고 새누리당 의원들 나오게 했다. 야당이 오후에 들어오면 들어와서 하게 하라”고 회의 진행을 요구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마치고 퇴장한 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본 질의를 시작하면서 예결위는 여당 단독 진행 형태로 재개됐다.
이날 별도로 오후 진행된 정 의장과 새누리당 원유철(평택갑)·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안양 만안)의 회동도 상대 측의 과실만 주장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나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새정치연합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전환하면서 원내 복귀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조만간 복귀가 예상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 의사일정 참여를 계속 거부할 경우 ‘민생 외면’이라는 여당의 공세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고 판단, 의사일정에 복귀해 국정화 교과서에 대해 장기적인 저항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방침이 바뀌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는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그 긴 기간 역사 국정교과서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며 우리는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도 살려야 한다”며 원내 복귀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재민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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