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 “양질 모래톱 120억 예산절감”… 알고보니 장밋빛 헛꿈

경제청, 작년 항로서 100만㎥ 규모 발견
배수재 사용 공사비 절감 섣부른 발표
이제와서 수요처 원망… 매립토로 사용

인천 송도국제도시 매립공사 중 발견한 양질의 모래가 수요처를 찾지 못해 대부분 매립토로 사용될 전망이다.

 

당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지구 앞바다 항로에서 발견한 100만㎥의 모래를 연약지반공사 시 배수재로 사용해 12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었지만, 대부분 송도 11-1 공구 계획 매립고를 맞추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9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 11-1 공구 매립공사 중 인천항 접근 항로에서 100만㎥에 달하는 양질의 모래톱이 발견됐다.

 

특히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 시 수평 및 수직 배수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한국건설품질기술원의 토질시험 결과를 근거로 송도 5·7 및 송도 6·8 공구 연약지반공사에 배수재로 사용할 경우 재료비, 운반비 등을 감안해 120억 원의 공사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배수재로 사용한 모래는 100만㎥ 중 11만 1천744㎥로 11%에 불과하다. 송도 5 공구 내 엠코 1단계 기반조성 공사에 2만 2천403㎥, 8-1 공구에 2만 2천785㎥, 8-2 공구에 3만 8천61㎥, 8-4 공구에 2만 8천495㎥를 사용한 것이 전부다. 배수재로 사용해 절감한 예산도 8-1 공구 1억 7천400만 원, 8-2 공구 3억 1천200만 원, 8-4 공구 3억 2천600만 원 등 고작 8억 1천200만 원 뿐이다.

 

현재 나머지 모래는 이렇다 할 수요처를 찾지 못해 11-1공구에 그대로 쌓여 있는 상태다. 11-1 공구 기반조성 공사에 배수재로 사용하는 것도 매립이 완료된 다음에야 가능해 당장 매립고를 맞추는 게 우선이라는 게 인천경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이 모래는 염분이 포함된데다 입도가 작아 레미콘용으로 사용할 수 없고 배수재로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당장은 기반조성 공사 배수재로 사용할 곳이 없다.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모래를 그대로 쌓아 둘 수 없어 11-1 공구 매립 계획고를 맞추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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