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세월호 이겨낸 아이들 ‘실력발휘’

단원고 학생·가족들 ‘따뜻한 응원’

○…세월호 참사로 친구들을 떠나 보낸 뒤 힘겨운 시간을 겪어야 했던 단원고 학생 78명도 12일 양지고 18명, 원곡고 15명 등 안산시 관내 14개 고사장에서 역경을 딛고 쌓아온 실력을 발휘.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도교육청 38지구 제3시험장 안산시 부곡고등학교 앞에서는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단원고!’, ‘재수없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삼삼오오 도착하는 선배들을 반겨. 또 학부모회에서는 따뜻한 유자차를 준비,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줘. 학생들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먼저 간 친구 등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겠다”고 다짐해 보는 이들이 울컥.

 

단원고 인근에서 만난 한 유가족은 “시간이 흘러 가슴에 묻은 아이의 친구들이 수능을 보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청명한 날씨처럼 시험을 보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응원.

 

암투병 이천 수험생 안타까운 ‘병상 시험

○…이천의 한 학생이 암투병 중에 병원에서 수능시험을 치러 주위를 안타깝게 해.

 

이천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S군은 지난 3학년 2학기에 암진단을 받고 현재 분당의 모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S군은 수능을 보기 위해 이천의료원에 마련된 병실에서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오전 8시40분에 1교시 시험을 시작, 5교시 선택 과목을 제외한 4교시까지인 오후 3시52분까지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힘겨운 시험을 치러.

S군은 이천제일고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면역력이 악화돼 부모의 요청으로 이천의료원에서 수능을 본 것으로 알려져.

 

경기경찰 ‘고사장 수송작전’ 대활약

○…경기지역 수험생 200여명이 경찰 차량을 이용해 무사히 고사장에 도착.

 

수원남부경찰서는 촉박한 입실 시간으로 인해 도움을 요청한 K군(19)을 입실 완료시간을 불과 5분여 앞두고 22㎞ 거리에 있는 화성 향남에 위치한 고사장까지 이송했으며, 광명경찰서도 늦잠을 잔 수험생을 사이드카로 2.1㎞ 떨어진 목적지까지 5분 만에 데려다 줘.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도내 298개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 429명, 교통기동대 3천250명, 지역경찰 699명과 모범운전자 등 협력단체 회원 1천115명을 배치, 교통 혼잡을 막았으며, 경찰차량 수험생 태워주기 214건, 시험장 착오자 수송 23건, 분실 수험표 찾아주기 1건, 환자 수송 1건 등 모두 403건을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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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2일 권선고 앞에서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와~ 교육감 할아버지다”… 하이파이브

○…12일 오전 7시30분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제30지구 9시험장인 수원 권선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해 눈길. 이 교육감은 이날 40여분간 고사장 정문 앞에서 입실하는 수험생 909명에게 인사와 격려의 말을 전하면서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

 

특히 이 교육감을 알아본 학생들은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이 교육감은 “16만여명의 경기지역 학생들이 수능에 응시했는데, 불안해하거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후회 없이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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