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회 정례회 기간중 열리는 2015년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4일간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 등 32개 기관을 상대로 11개 소관 상임위원회가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정치부로 전보된 이후 첫 행정사무감사다.
사회부와 경제부 등 타부서에 있으면서 도 산하기관들에 대한 행감과 국회가 진행하는 국감 등의 취재를 경험했다. 공통적으로 느낀점이 있다면 어느 감사에나 눈에 보이는 ‘짜고치는 고스톱’이 있다는 것이다.
예산을 얻기 위해 피감 기관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사자인 의원에게 흘린다. 피감기관은 외형적으로 질타를 받은듯 하지만 정작 그것을 지적한 의원들은 “예산을 빨리 확보하도록 하세요”라며 실제로는 피감기관의 예산 확보를 거드는 멘트를 날린다.
또 일부 기관은 앞으로 진행해야 할 사업에 필요성을 의원들에게 주고 호된 질책을 받은 뒤 서둘러 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한다. 정말 도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이 예산 확보가 어려워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의원과 피감자가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의기투합하는 것은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아 피감기관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적당한 선에서 감사자와 피감자가 타협하는 경우가 있다. 이 정도는 그래도 양반이다. 아예 피감기관이 질문지를 의원들에게 만들어주고 그것을 ‘앵무새’ 마냥 그대로 낭독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해진다.
짧은 기간에 도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살피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겠으나 충분한 준비를 통해 그릇된 행정을 바로잡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내실 있는 행감이 진행되길 바란다.
도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의원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피감기관의 맹목적 질타, 행감만 벗어나면 된다는 행정기관과 산하기관의 대안 없는 변명 등 도민을 우롱하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짜고치는 고스톱’이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만큼은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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