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엉터리 용역보고서’로 마을버스 40억 지원
수년전 통계자료 그대로 인용 19개 회사 운영 적자 차등지급
市 “잘못된 부분 있으면 시정”
26일 시에 따르면 시는 객관적인 운송원가 산출을 통한 재정지원금 산정을 위해 ‘고양시 마을버스 경영분석 연구 용역’을 매년 하고 있다. 시는 이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관내 19개 마을버스 회사의 운영 적자를 차등해서 지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기관이 맡아 진행했던 2012년과 2015년 보고서에 사용된 통계자료 일부가 제목, 단위, 표, 그래프, 숫자 등이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은 2012년 보고서 통계자료에는 ‘고양시 내부자료 2010년’, 2015년 보고서에는 ‘고양시 내부자료 2012·2013년’이란 각주를 달았다.
다시 말해 2012년 보고서에 사용된 ‘2010년 고양시 내부자료’가 2015년 보고서에서 ‘2012년, 2013년’으로 둔갑해 사용된 것이다. 두 보고서에 사용된 같은 통계자료는 ‘목적별 수단통행’, ‘직업별 목적통행 분석’, ‘시간대별 통행량 분포’, ‘유형별 목적통행 분포’ 등이다. 더구나 같은 통계자료를 두 보고서에 사용하다 보니 자료 분석 내용도 토씨 하나 조차 틀리지 않았다.
‘직업별 목적통행 분석’의 경우 ‘고양시민의 목적통행은 약 164만4천561 통행으로 통행자당 통행회수는 2.38회명이며 직업별 통행회수는 2차산업 통행이 2.88회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음’으로 두 보고서가 같았다. ‘시간대별 통행량 분포’도 두 보고서에 ‘분석결과 1일 첨두시는 오전첨두시인 08:00-09:00으로 분석됐으며 오후첨두는 18:00-19:00으로 분석됨’이라고 똑같이 쓰여있다.
이처럼 2015년 보고서에 사용된 일부 통계자료가 2012년에도 인용된 것과 일치함에 따라 2015년 보고서는 명백히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시가 이 보고서를 토대로 마을버스 회사에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어 과연 지원금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다.
시의회 김미현 의원(새누리)은 “2012년 보고서에 사용된 통계자료가 2015년 보고서에도 그대로 인용됐다”며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토대로 재정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어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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