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

“메르스·경기침체 파고 극복… 中企와 희망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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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됨을 알리듯 며칠 동안 비가 내린 뒤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쳤다. 

지나온 한 해를 서서히 정리하고 내년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돌이켜보면 올 한해의 가장 큰 이슈는 상반기에 시작돼 하반기까지 이어진 ‘메르스 사태’일 것이다. 우리 사회를 덮친 메르스 공포는 중소기업계도 비켜나지 못했다. 

내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중소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도내 중소기업을 위해 ‘동분서주’한 곳이 있다. 바로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다.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보증 등 금융적 지원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창업 지원 등 비금융적 지원까지 숨쉴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첫눈이 내렸던 지난 26일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54)을 만났다. 김본부장은 “녹록지 않은 중소기업 경영환경이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슬기롭게 극복할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Q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으로 부임한 지도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A 지난해 9월에 부임했으니 1년하고도 2개월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을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침체라는 긴 터널과 불확실성의 안개를 지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영업본부 또한 창업기업, 수출기업과 같이 중점지원부문에 대한 보증지원을 확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

Q 신용보증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신용보증이 무엇인지, 신용보증기금이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는지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A 우리 신용보증기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소기업 종합지원기관으로 내년에 설립 40주년을 맞는다. 신용보증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채무를 보증해 기업이 원활한 자금을 돌릴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Q 그렇다면, 부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는 무엇인가.
A 앞서 말한 듯이 창업기업과 수출기업에 대한 보증이다. 우리 본부는 올해 연간목표였던 창업기업보증 1조2천억원과 수출기업보증 9천500억원을 모두 초과해 지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 중소기업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 같은 공공기관은 물론 경기중소기업연합회, 경기대, 명지대 등 민간기관과도 협약을 맺어서 지역에 맞는 특화된 보증을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이를 통해 183건, 1천40억원의 보증을 공급한 것이 성과라 하겠다.

Q 본격적으로 경기도 중소기업 현안에 대해 나눠보자.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메르스였다. 신보는 어떻게 대응했나.
A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손실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메르스가 터졌다. 연이은 악재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도내 피해 중소기업들에 신속히 자금을 지원하고자 우선 특례보증을 시행했다.

 

지금까지 137개 업체에 268억원의 보증을 공급했는데, 역시나 일선 병의원과 운수업ㆍ여행업ㆍ관광숙박업 같이 관광 관련 업종, 청소년수련시설, 공연관련 업종의 피해가 막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택 메르스 피해 병원을 찾아 직접 방문상담도 펼쳤다. 메르스 극복을 위해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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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메르스로 내수시장이 침체됐는데 도내 수출마저 비상이 걸렸다. 하반기 들어 4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A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이 도내 중소기업의 목을 옥죄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신보는 하반기 보증 목표를 40조원에서 1조 늘려서 41조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수출기업 연간 지원목표를 8조5천억원에서 2천억원 더 늘렸다. 우리 경기본부 역시 하반기 수출기업 보증공급목표였던 3천400억원을 초과해 연말까지 5천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Q 지금까지는 계속 보증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증 이외에 신보가 펼치는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종합지원기관으로 금융 지원 말고도 다양한 비금융분야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 중소기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컨설팅을 펼친다.

 

현장컨설팅은 물론 신용관리, 특화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기업 연수나 경영참고자료 등의 경영지원 서비스도 있다. 

중소기업들이 제품 판로확대와 홍보할 수 있도록 온라인 중소기업 제품 홍보관도 운영한다. 신보의 다양한 지원책을 알고 도내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Q 최근 불어닥친 청년창업 열풍도 빼놓을 수 없다.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보증 대책이 있나.
A 올해 신보는 기존의 ‘청년창업 특례보증제도’와 같은 창업관련 보증제도를 일괄 정비했다. 창업유형별로, 창업단계별로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우선 창업 연수에 따라 6개월 이내의 예비창업자, 1년 이내 신생기업, 3년 이내 초기기업, 7년 이내 성장기업으로 세분화했다. 

각각의 특성에 맞게 보증금액에 차등을 두고 보증료율, 보증비율에 차이를 뒀다.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퍼스트펭귄’ 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이다. ‘퍼스트펭귄’이란 무리 중에서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을 말한다. 

이렇게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창업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우선 창업 2년 이내의 퍼스트펭귄기업에는 3년간 운전자금 30억원을 지원하고 시설자금은 100억원까지 보증한다. 보증료율 또한 기준 보증료율에서 0.5%p를 낮춰서 적용한다.

Q 주제를 바꿔서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신보 경기본부는 매달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나눔을 펼치고 있나.
A 지난 2006년부터 매달 수원 SK청솔노인복지관을 찾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내년이면 벌써 10년째를 맞는다. 2011년부터는 안성시 모산리 마을과 1사1촌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배 수확철에 마을을 찾아 농촌 일손도 돕고 있다. 

수원 연무동에 있는 ‘무봉종합사회복지관’에 도서기부활동을 하고 연 1회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구입해 복지기관에 기부하는 것도 뿌듯한 일 중 하나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것은 공공기관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도내 중소기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미국 금리인상, 일본 엔저정책,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와 같은 외부요인에다가 내수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도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이라도 경기지역 CEO들과 함께 뜻을 모은다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신보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중소기업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가까운 신보 영업점을 방문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올 한해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2016년에는 대한민국 경제가다시 힘차게 도약할 수 있길 바란다.

이관주기자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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