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지역문학 발전의 요람 ‘수원문학인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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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작가 혼자서 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지만 때론 팀워크를 통해 작가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속단체는 거기서만 머물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에도 기여해야 하는 책무를 떠안고 있다.

 

수원문인협회에서 운영하는 ‘수원문학인의 집’은 바로 이런 취지에서 탄생한 공간이다. 수원시 화서문로에 위치한 문학인의 집은 아담한 3층 건물로 1층에는 사무 공간과 이야기를 나누며 문학작품과 서적을 볼 수 있는 북 카페, 만남의 장소가 마련돼 있고 2층에는 ‘마을 르네상스 센터’와 북 카페가 들어서 있다. 그리고 3층에는 문학인들의 창작 공간과 회의실이 갖춰져 있다.

 

특히 이곳 공간이 문학 애호가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것은 박병두 회장의 중점사업으로 유명 작가들이 지도하는 창작 교실의 운영에 있다 하겠다.

수원이 고향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최동호 창작교실(매월 1회 셋째 주 목요일 저녁 7시)을 비롯해 허형만 창작교실(매월 1회 셋째 주 금요일 저녁 7시), 이지엽 시조교실(매월 1회 넷째 주 월요일 저녁 7시), 박이도 창작교실(매월 1회 첫째 주 화요일 저녁 7시)이 그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수원문협 소속 임병호 시인과 김현탁 소설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월 1회 문예 강좌를 펼치고 있어 문학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들 창작교실은 재능 기부의 일환으로 수원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자원하여 무보수로 참여하는 강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아름답다. 열기 또한 대단해서 마치 뜨건 용광로를 연상시킨다는 게 함께 공부하는 이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대학 강단에서 연마된 지도교수들의 탁월한 이론과 실기 지도 아래 매서운(?) 마음으로 무장된 수강생들의 열기가 더해져 그야말로 입시를 앞둔 수험생 교실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도 지면으로만 뵙던 저명한 작가들을 직접 만나 그분들의 창작 경험담을 듣다 보면 작품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고 한다. 여기에다 습작한 작품을 스스럼없이 보여드리고 한 말씀 듣는 것도 크나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문학인의 집은 그런 점에서 작가와 독자를 하나로 묶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 문학인의 집에서 있었던 주요 행사로는 초대작가 오세영 시인의 문학특강, 한국문학사 속의 나혜석 세미나, 광복70주년기념 시 낭송회, 독도사랑 시 전시회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때마다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독자들의 호응이 컸던 것은 문학인의 집이 그만큼 지역문학 발전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증좌로 봐도 좋을 듯싶다. 

그간 수원문학인의 집을 찾은 시민들의 수는 월 평균 3백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거의가 수원 시민들이지만 외지에서 소문을 듣고 오는 내방객도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나라의 문학이 발전하려면 지역문학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널리 알려진 세계문학 작품을 보더라도 이는 입증이 되고도 남는다. 

세계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들은 그 무대가 시골인 곳이 많았고, 작가가 살았던 작은 마을이 명작의 산실이 됐던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원문학인의 집은 그런 의미에서 지역문학의 본보기가 돼야 하겠고 나아가 한국문학의 산실로도 그 역할이 기대되는 바 크다 하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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